[이민화칼럼] 창업 플랫폼 전략

입력 2015-04-2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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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창조경제는 플랫폼 경제다. 창조적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데 필요한 자원과 서비스를 각종 플랫폼에서 쉽게 조달할 수 있는 곳이 실리콘밸리의 창업 생태계다. 아이디어의 구현이 쉬워져 가치사슬 자원에서 창조성으로 이동한 창조경제가 구현되는 곳이다. 이제 한국의 창업 플랫폼 정책을 살펴보자.

지금까지 대한민국 정책당국은 기업에 직접 지원해 왔다. 엔젤 투자를 지원하고, 기술개발 업체를 선정하고, 해외 전시회 참가를 지원하는 등 직접 지원 정책은 효과가 확실하고 빠르다. 그러나 직접 지원은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기업들은 스스로의 기업가 정신보다는 정부 지원에 의지하게 되고, 혁신보다 정부 주변에서 맴돌며 지원금을 따먹는 기업들이 번성하게 된다. 소위 정책자금의 레몬 마켓이 형성되는 것이다. 이제 추격형 경제에서 선도형 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직접 지원은 최소화해야 한다. 직접 지원은 시장 실패에 한해 한시적으로 국한하고 플랫폼 생태계 구축을 통한 간접 지원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창조경제 구현을 위해 육성해야 할 플랫폼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창조성을 이끌어내는 창업(혁신) 플랫폼과 고객을 연결하는 시장(유통) 플랫폼이다. 창업(혁신) 플랫폼에는 아이디어 플랫폼, 개발 플랫폼, 자금 조달 플랫폼, 서비스 플랫폼, 생산 플랫폼 등이 있다. 한편 시장 플랫폼은 크게 오픈 플랫폼과 오픈 이노베이션 형태로 창업 벤처기업의 혁신을 대기업의 효율과 접목한다. 한국의 창조경제 정책은 창업 벤처들이 자신의 차별화된 아이디어만 있으면 최소의 비용으로 사업화할 수 있는 창업 플랫폼을 만들고, 이를 대기업 혹은 선도 벤처기업들과 협력해 시장과 결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창조경제의 가장 중요한 인프라인 플랫폼 구축이 미비한 것이 창조경제를 지향하는 한국의 불편한 진실이다. 창조경제의 선도국가가 되기 위한 플랫폼 구축을 위해 혁신 플랫폼의 경우는 중력효과 해소와 규제개혁을, 유통 플랫폼의 경우에는 공정질서와 신뢰문화를, 기존 오프라인 플랫폼의 경우는 플랫폼 개방으로 한국의 플랫폼 전략을 전개할 것을 제언한다.

이 중 창업(혁신) 플랫폼 구축 전략을 살펴보도록 하자. 창업(혁신) 플랫폼은 기업의 가치사슬의 초기이므로 개별 사업의 규모가 작고 혁신의 종류가 다양해 플랫폼의 규모가 경제적 임계량에 도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결과적으로 아이디어 플랫폼, 개발 플랫폼,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서비스 플랫폼 등은 미국, 중국과 같이 규모가 큰 국가가 아닐 경우 플랫폼의 경제성 부족으로 시장에서 형성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를 플랫폼의 중력효과라고 한다.

이러한 경제성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시장 실패 영역에는 정부의 부분적 개입이 요구된다. 따라서 시장 플랫폼과 달리 창업(혁신) 플랫폼의 경우에는 정부가 초기 플랫폼 구축에 일정 규모 한시적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 지속적인 직접 지원보다는 한시적인 간접 지원이 장기적으로 훨씬 효과적이다.

한국의 창업 플랫폼의 대표적인 사례가 전국에 만들어지고 있는 창조경제혁신센터이다. 창조경제혁신센터들이 진정한 혁신의 플랫폼이 되도록 센터들을 융합하는 전국 차원의 메타 플랫폼이 필요하다.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아이디어와 사업들이 개별적으로 모여서는 임계량에 도달하기 어렵다. 플랫폼의 가치는 개별 규모의 제곱 이상에 비례한다는 점에서 창업 촉진을 위한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전국의 테크노파크, 인큐베이터들이 상호 연계되고 이들이 창업선도대학, 링크(Linc)대학 등의 프로그램들과 연결되는 창업의 메타 플랫폼이 혁신을 증폭시킬 것이다. 여기서 아이디어, 기업정보, 교육 데이터베이스, 프로젝트 데이터베이스 등을 공유하고 글로벌 조직들과 협업하는 구조를 갖추는 것이 창조경제 플랫폼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이러한 창업 플랫폼과 더불어 융합혁신이 촉진되도록 창업기업에는 규제로부터 자유가 제공되어야 한다. 아이디어, 개발, 자금조달, 생산, 유통, 홍보에 이르기까지의 창업 플랫폼과 네거티브 규제를 통해 창업은 대규모로 촉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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