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 외산 담배 선호하는데 군에서만 차별…논란 확대될 듯
외국산 담배가 올해도 군대 PX 내 납품이 좌절됐다. 2007년 부터 경쟁입찰을 시작한 이래 9년째 물은 먹은 셈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진행된 군납 담배 심사에서 올해 새로 군에 납품될 담배 4종 모두 ‘디스 아프리카 몰라’ 등 KT&G 제품으로 정해졌다.
이번 심사에는 KT&G 제품 21종과 미국계 PMI코리아(10종), 영국계 BAT코리아(4종), 일본계 JTI코리아(6종) 등 외국계 담배회사 제품들이 모두 참여했다.
하지만 올해 역시 외국산 담배의 PX 입성은 실패했고, 군납 담배는 모두 국산품으로 채워졌다.
국방부 국군복지단은 매년 판매량이 저조한 하위 제품 4~5종의 브랜드를 퇴출시킨다. 이후 공개 입찰을 거쳐 낙마된 제품 대신 새로 들여올 브랜드를 결정한다. 장교와 부사관, 사병 그룹 중에서 각각 선발한 심사위원들이 맛과 선호도, 가격, 디자인 등을 놓고 평가를 진행한다.
외국산 담배의 군납이 이번에도 실패로 돌아가면서 외국산 담배 차별 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외국 담배 업계를 중심으로 젊은 장병들이 외산 담배를 선호하는데, 병영 내 외산 담배 판매를 언제까지 외면할 것이냐는 논란이 거셌다. 특히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부당 독점영업을 해온 KT&G에 2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이후 이같은 논란은 더욱 확산되는 양상이다.
실제로 한국리서치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19세~29세 젊은층에서 외산 담배 점유율은 63.8%로 전 연령 평균(40.2%)보다 훨씬 높았다. 선호 브랜드 1~3위도 말보로·던힐·팔리아멘트로 모두 외산 브랜드였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군에 외국산 담배 브랜드가 진출하지 못하는 것은 젊은 장병들의 소비 선택권을 제한하는 조치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군납 담배 선정 과정의 객관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외국산 담배업체의 한 관계자는 “PX에서 다양한 외국산 음료나 과자, 화장품 까지 팔고 있는데 담배만 제외되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객관적인 선정을 위한 시스템 마련이 필요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