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인플레이션율 2% 달성, 누가 더 유능할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아베 신조 정권의 지지를 업고 대담한 금융완화 정책을 도입한 지 2년을 맞아 최근 이코노미스트 33명을 대상으로 이같은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이코노미스트들은 아베 총리보다는 구로다 총재에 후한 점수를 줬다. 아베 총리와 구로다 총재는 15년 간 물가와 임금, 개인소비가 지속적으로 침체된데 따른 디플레이션 탈피를 목표로 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이코노미스트들의 4분의 3이 인플레이션 2% 달성 목표를 향한 구로다 총재의 리더십에 ‘A’혹은 ‘B’를 줬다. 이와 대조적으로 응답자의 절반은 아베 총리에게 ‘C’를 줬다. ‘A’를 준 건 1명 뿐이었다.
방코빌바오비스카야아르헨타리아(BBVA)의 나다니엘 카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행의 정책에 대해 “큰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이외의 구조적 조치가 필요하나 이러한 문제는 일본은행의 담당 외”라며 정책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나타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일본은행의 노력을 평가하는 한편, 절반 이상이 일본은 여전히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응답자의 3분의 2가 일본은행은 2%의 인플레이션율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의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원유 약세의 영향도 작용해 하락했는데, 이에 대해 이코노미스트들은 의외였다고 답했다. 일본 총무성이 3월 27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신선 식품을 제외한 종합 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했다.
이번 조사에서 이 지수 상승률에 대한 예상 중간값은 2016년 3월 0.7%, 2017년 3월이 1.1%였다. 응답자의 60%는 일본은행은 인플레이션 목표치 달성 시까지 완화정책을 해소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ACT리서치의 샘 케한, 짐 밀 두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경험이 보여준대로 특정 날짜에 얽매이지 말고 경제지표가 호전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0% 가까이가 일본은행은 올해 7월부터 12월 사이에 추가 완화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한 반면 45%는 추가 완화는 불필요하다고 답했다.
한편 응답자의 절반에 해당하는 52%는 아베 총리의 장기 성장 전략, 이른바 아베노믹스에 대해 충분하거나 거의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41%는 미흡하다고 말했다.
특히 대다수의 응답자가 아베 총리의 정책에 노동시장 개혁이 가장 중요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의 세키도 다카히로 스트래티지스트는 “노동 문제는 성장 병목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크레디트스위스증권의 시라카와 히로미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생산성 향상과 더불어 외국인 노동자의 수용 확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