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신용거래' 수수료가 인하되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이날부터 60일 이내 및 이상의 신용거래 이자율을 각각 0.1%포인트, 0.2%포인트 낮춘다. 30일 이내 신용거래 고객에게 연 6.4%의 이자율을 적용할 예정이다. 이밖에 신용거래 기간에 맞춰 이자율은 단계적으로 인하한다.
KDB대우증권도 이날부터 신용융자 이자율을 평균 0.55%포인트 내린다. 동부증권은 이미 지난 2월 말 신용거래 이자율(연 4.9∼9.9%)을 최대 30% 낮췄다. 기준금리 인하에 맞춰 각 증권사별로 신용거래 자율을 낮추고 있는 양상이다.
신용거래계좌 개설 때 필요한 보증금도 없어진다. 당국이 투자자 편의와 권익을 강화하려고 올해부터 신용거래 설정 보증금의 예치 규정을 없애기로 한데 따른 후속조치다.
반면 '투자환경 개선'이라는 이같은 제도 이면에는 빚을 내 주식을 사는 소액투자자들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자칫 과도한 투자열기를 조장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 국내 증시가 유동성 장세로 뜨거워지면서 신용거래 융자 잔고도 급증한 상태다.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달 30일 기준 전체 신용거래 잔고금액은 6조5000억원 수준. 이는 2011년 8월 이후 3년여 만에 최대치다.
이 가운데 유가증권시장에 2조9944억원이 흘러들어왔고, 코스닥시장의 융자액은 3조4761억원에 달한다. 금리인하를 피해 금융권을 빠져나온 자금과 함께 채권시장 탈출자금속 속속 주식시장에 스며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신용거래 주식 대부분이 차익매물 실현을 위해 일순간 시장을 빠져나갈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나아가 코스닥 융자액이 유가증권시장의 융자규모를 뛰어넘는 것도 우려된다. 투자금이 넉넉하지 않은 소액투자자들이 이자가 싼 돈을 빌려 이른바 '단타치기'에 몰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현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시가총액은 유가증권 시가총액에 비해 6분의 1수준이다"며 "이런 상황에 코스닥 신용거래 잔고가 유가시장을 추월했다는 것은 일종의 경고"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