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충현 자본시장부 기자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코넥스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임종룡 신임 금융위원장이 코넥스 시장의 최근 개인투자자 예탁금 기준을 현행 3억원에서 대폭 낮추겠다고 밝힌 데 따른 영향이다. 처음 개설된 2013년에는 4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던 일평균 거래대금이 올 1월에는 2배 수준인 8억원으로 크게 늘었고 이달에는 사상 최고치인 14억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미래 먹거리 ‘창조경제’를 위해 코넥스 시장이 성공해야 한다는 점에는 시장 참여자들의 이견이 없다. 이전부터 코넥스 상장업체들과 투자업계에서는 코넥스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개인투자자들에게 진입장벽으로 작용하는 예탁금 규모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걱정이 남는다. 코넥스 시장은 애초에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시장이 아니라는 점이다. 코넥스는 당초 기관투자가들을 위해 만들어진 시장이다. 코넥스 상장 기업들은 코스닥이나 유가증권시장보다 주가 변동성이 크다. 투기심리에 편승한 개인투자자들에게 상대적으로 투자위험이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더구나 코넥스 시장은 기업정보의 공개가 덜 돼 있다. 관련 리포트는 없다고 봐도 좋다. 투자업계 전문가들 가운데 정보전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한 개미들이 기관투자자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가능성을 높게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개인투자자들이 투자에 나섰다가 큰 규모의 손실이라도 입는다면 오히려 코넥스 시장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의 앞선 사례를 봐도 개인투자자들의 손실폭 확대와 그에 따른 증시 이탈은 전체 시장을 침체시켰다.
실제 코스피의 경우 2011년 55%였던 개인거래 비중은 △2012년 50% △2013년 46% △2014년 44% 등으로 낮아졌고, 그간 코스피 시장 정체의 주된 배경으로 지목돼 왔다. 자칫 코넥스가 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지 우려가 생기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