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돌파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작년까지 9년째 2만달러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올해도 쉽지만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4년 국민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NI는 2만8180달러(약 2968만원)로 전년보다 2001달러(7.6%) 늘었다. 2006년 2만달러선에 진입한 1인당 국민소득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만달러대로 떨어졌다가 꾸준히 상승해 3만달러선에 바짝 다가섰다.
그렇다면 올해는 3만달러를 돌파할 수 있을까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의 전제 조건은 경제성장률과 환율이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3%대 중반,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면 이르면 올해 3만달러를 달성할 수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 2만8831달러, 올해 경제성장률 3.6%, 1040원대의 원·달러 환율 등을 전제로 한국이 올해 세계 7번째로 ‘30-50 클럽’(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인구 5000만명)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그러나 기대에 못 미친 성장세 등으로 이런 전망은 점점 힘을 잃고 있다.
당장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이 2만8180달러에 그쳤다.
여기에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 3.9%로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1월 이미 3.4%로 낮췄고, 추가 하향 조정도 예고한 상태다.
이달 들어서는 올해 한국 경제가 2%대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나오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지난 10일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5%로 내렸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100원대에서 등락하는 점에 비춰볼 때 올해는 환율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2013년에 평균 1095원이던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1053원으로 하락(원화가치 상승)하면서 지난해 달러 환산 GDP는 8.0% 늘었다. 환율로만 3.8%의 증가 효과가 나타났다.
그러나 올해는 중반 이후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원·달러 환율이 상승(원화가치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이 변수다.
저물가도 3만달러 달성을 멀어지게 할 수 있는 요소다.
국민소득이 증가하려면 실질성장률보다는 물가상승률이 포함된 경상성장률(명목GDP 증가율)이 올라야하기 때문이다. 1인당 국민소득은 명목GDP를 추계 인구로 나눠 구하며, 국제비교를 위해 달러로 표시한다. 일단 명목GDP가 일정 수준에 올라서야 달러 환산값도 높아질 수 있다.
물가는 최근 3개월 연속 0%대 상승률이 지속되는 등 낮은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는 경기 침체와 국제유가 급락으로 1% 초반대의 물가가 유력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