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샤오미 제품에 윈도10 덮어쓰기 실험…5%만 전환해도 작년 윈도폰 출하대수 웃돌아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주 중국에서 발표한 실험이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 샤오미와 협력해 구글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스마트폰에 자사 차기 OS ‘윈도10’을 이식하는 것이다.
이는 구글의 아성을 무너뜨리고자 짜낸 비책으로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가(CEO)가 이끄는 신생 MS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MS는 지난 18~19일 중국 선전에서 개발자 회의 ‘WinHEC’를 개최했다. 당시 테리 메이어슨 MS OS 담당 수석부사장은 샤오미의 주력제품인 ‘Mi4’에 윈도10 평가판을 설치하는 것을 직접 시연했다. MS는 일부 샤오미 제품 사용자에게 윈도10을 제공해 의견을 구할 예정이다.
PC에서는 애플 맥에 윈도를 설치해서 사용하는 사례가 이전부터 있어왔다. 두 개의 OS가 하나의 하드웨어에 공존하는 셈이다. 그러나 이번 실험에서는 윈도10이 샤오미의 안드로이드 OS를 덮어쓰기 때문에 설치 후에는 윈도10밖에 쓸 수 없다. 이른바 ‘안드로이드 단말기 납치’인 것이다.
이 전략은 기발하지만 일리가 있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OS시장에서 MS 점유율은 2.7%에 그쳤지만 안드로이드는 81.5%에 달했다.
MS는 지난해 노키아 휴대폰사업부를 54억 유로(약 6조5000억원)에 인수하고 다른 스마트폰 제조업체에 OS를 무상 제공하고 있지만 정공법만을 쓰기에는 안드로이드와의 격차가 너무 커졌다. 안드로이드 단말기의 5%만 윈도OS로 전환해도 지난해 윈도폰 출하대수(3490만대)를 가볍게 뛰어넘는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휴고 바라 샤오미 해외시장 담당 부사장이 “이번 실험은 MS가 주도했다”며 몸을 사린 것도 그만큼 MS의 새 시도가 갖는 잠재적인 영향력이 크다는 점을 방증한 것이다.
MS 내부에서도 ‘이전이라면 전혀 생각할 수 없었다’며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지난해 2월 CEO 취임 이후 윈도 무상 제공 등 MS의 시장지위 회복을 최우선 순위에 둔 나델라에게 ‘안드로이드 단말기 납치’는 처음부터 계산에 있었다고 신문은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