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일주일간의 ‘꽃샘추위’를 털어내고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17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대비 42.58포인트(2.14%) 오른 2029.91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지수가 2020을 돌파한 것은 지난해 9월 27일(2026.60포인트) 이후 6개월만의 처음이다. 당초 이번주 코스피 지수의 상승을 예상한 증권가 분석보고서 등이 나오기도 했지만, 이들 보고서 예상 밴드가 1980~2020선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급등이다.
지수가 급등한 것은 외국인의 매수가 대거 유입됐기 때문이다. 현재 원달러 환율 효과(원화 대비 달러 강세)·국내 금리 인하(1.75% 진입) 등으로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날까지 13거래일 연속 ‘팔자’였던 기관이 지난달 25일 이후 처음으로 순매수를 기록한 것도 지수 상승에 큰 힘을 보탰다.
글로벌 증시여건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미국의 지난 2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1% 증가해 예상보다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자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조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우려가 다소 완화됐다. 이에 전날 다우지수, S&P500지수, 나스닥지수 등 미국 증시도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은 무려 5030억원을 사들였다. 지난해 7월 30일(6239억원) 이후 8개월만에 가장 큰 매수폭이다. 모처럼 ‘사자’로 돌아선 기관은 939억을 순매수했다. 기관투자자별 투자흐름을 살펴보면 투신이 매도우위를 보였지만 금융투자가 15거래일만에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기관도 362억원을 사들였다.
반면 개인은 홀로 5962억원을 팔았다. 프로그램매매는 차익거래로 516억원, 비차익거래로 2147억원을 사들이며 총 2663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업종별로 보면 종이목재와 의료정밀을 제외한 모든 업종이 상승했다. 특히 지수상승의 수혜를 입은 증권이 5.99%나 올랐고 금리인하 수혜가 기대되는 건설업이 4.69% 올랐다. 섬유의복도 4.58% 뛰었다. 운송장비, 은행 업종이 3% 넘게 상승했고 화학, 비금속광물, 금융업 등도 2% 넘게 올랐다. 나머지 업종도 1% 안팎의 상승폭을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대부분 상승한 가운데 특히 삼성SDS(7.31%)와 제일모직(5.88%)이 큰 폭으로 올랐다. 현대차(3.70%), 신한지주(2.78%), 아모레퍼시픽(2.76%), 기아차(2.71%), NAVER(2.64%), 현대모비스(2.58%), 한국전력(2.42%) 등 종목도 큰 오름폭을 보였고 삼성전자(1.84%), 삼성생명(1.25%) 역시 1% 넘게 올랐다.
반면 검찰의 집중적인 조사를 받고 있는 POSCO와 지수방어업종으로 꼽히는 SK텔레콤에서는 돈이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