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등 해외 상품을 온라인에서 직접 구매하는 중국인, 이른바 '하이타오(海淘)족'을 잡기 위한 국내 대형마트들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서로 '최초 진출'을 주장하며 중국 온라인 시장 '선점 이미지' 관리에 잔뜩 신경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닷컴은 지난 12일 중국 온라인 쇼핑몰 '티몰 글로벌(Tmall Global)' 안에 롯데마트관(lottemart.tmall.hk)을 열었다고 밝혔다. 티몰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그룹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종합쇼핑몰이고, 해외 브랜드 제품들만을 따로 모은 전용관이 '티몰 글로벌'이다.
롯데닷컴 측은 "국내 대형마트 최초로 중국 온라인시장에서 실제 판매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앞서 지난달 10일 이마트 역시 '알리바바와 손잡고 역직구 이끈다-국내 대형마트 최초 티몰 글로벌 진출' 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내고 대대적으로 홍보에 나선 바 있다.
두 업체가 각자 '중국 온라인 최초 진출'을 주장하는 것은 해석의 차이 때문이다.
이마트는 티몰 글로벌 이마트관의 도메인(인터넷주소·emart.tmall.hk)을 확보한 시점(2월 5일)부터 '진출'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반면 롯데마트는 티몰 글로벌 롯데마트관이 주문·배송 시스템을 모두 갖추고 실제 영업에 들어간 시점(3월 12일)을 기준으로 국내 대형마트 중 '처음'이라는 주장이다.
롯데 관계자는 "이미 지난 1월부터 알리바바와 티몰내 입점을 협의했고, 도메인은 우리도 이마트와 같은 2월 5일 따냈지만, 따로 홍보 자료를 내지 않았을 뿐"이라며 "사실상 시스템 측면에서 오픈일도 2월 23일이었지만, 물건을 하나라도 팔아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홍보 시점을 더 늦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닷컴과 롯데마트에 따르면 티몰 글로벌 롯데마트관에서 처음 팔린 물건은 12일 오전 11시 상하이 거주인이 구입한 '려 샴푸'(아모레퍼시픽)였다.
반면 '도메인 최초 확보' 홍보로 일단 재미를 본 이마트의 경우 20일에야 티몰 글로벌 이마트관을 공식 개장할 예정이다. 13일 이후 사이트(emart.tmall.hk) 접속은 가능하지만, 아직 테스트 기간으로 일부 상품만 제한적으로 주문할 수 있다.
이처럼 국내 대형마트들이 엎치락 뒤치락 경쟁적으로 중국 온라인 시장 진출을 서두르는 것은, 중국 온라인쇼핑 시장이 해마다 40%이상 성장하는데다 한국 상품에 대한 중국인들의 잠재 수요도 매우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롯데가 지난해 2월 해외 온라인 쇼핑객 대상 주문·배송사이트 '글로벌 롯데닷컴(global.lotte.com)' 사이트를 열고 약 1년 정도 운영한 결과, 초기 30% 정도였던 중국인 고객 비중은 현재 75%까지 치솟은 상태다.
티몰내 롯데마트관은 샴푸·목욕용품, 홍삼, 통근블록(장난감) 등 16가지 제품을 내놓았으며, 글로벌 롯데닷컴과 국내 롯데마트에서 중국인이 많이 찾는 품목을 분석해 3월 말까지 판매 품목 수를 100~120가지로 늘릴 계획이다.
이마트도 취급 품목을 초기 김·과자·음료·된장·전기밥솥·홍삼정·여성위생용품 등 100여개에서 상반기 중 500여개까지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