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보험금 증여세는 해지환급금 기준으로 매겨야"

입력 2015-03-12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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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형 보험을 자녀에게 증여할 때 내는 세금은 납입한 보험금이 아니라 증여가 이뤄진 시점의 해지환급금을 기준으로 매겨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김경란 부장판사)는 보험 수급권을 증여한 A씨가 자녀들을 대리해 반포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증여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2012년 6월 생명보험사의 상속형 즉시연금보험 계약 4개를 체결하고 총 18억 원을 보험료로 납부했다. 이어 다음달 이 보험계약의 연금수익자 및 만기수익자를 자녀들 명의로 변경했다. 결과적으로 A씨는 두 자녀를 위해 각각 9억원씩을 보험료로 납부해 자녀들이 이후 10년간 매월 일정 금액을 연금으로 받을 수 있게 됐다.

A씨는 보험금 수급권의 시가를 기준으로 자녀들이 각각 7억 8000여만 원씩 증여받은 것으로 보고 증여세 1억7410여만 원을 신고했다. 이에 대해 세무당국은 보험 납입금 기준으로 A씨가 자녀들에게 각각 9억 원씩 증여한 것이라고 보고, 신고된 금액보다 각 3860여만 원씩 더 내라고 고지했다.

재판부는 "증여세는 각 증여가 이뤄진 시점을 기준으로 한 보험사의 해지환급금(원고별 각 8억 3250만 원)으로 평가한 범위 내에서만 적법하고 이를 초과하는 부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보험료 환급권의 시가는 해지시 약관에 의해 지급될 금액(해지환급금)으로 확정돼 있으나, 정기금 수급권의 시가는 잔존기간 등에 따라 금액이 확정돼 있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보험계약상 권리는 해지로 인한 보험료 환급권의 시가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각 9억 원의 보험금은 수익자에게 지급되는 부분인 순보험료와 보험회사가 보험계약을 유치·관리하기 위해 쓰는 부가보험료로 구성돼 있고, 이 중 부가보험료 부분은 보험사에 귀속된 부분이므로 원고들에게 직접 귀속됐다고 볼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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