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통죄 위헌 결정 나면 형사보상금 받는 절차는?

입력 2015-02-24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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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금 1일당 최저일급 이상 보상' 규정…징역 6월의 경우 최소 800만원 받을 수 있을 듯

헌법재판소는 오는 26일 간통죄에 대해 위헌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이미 네 차례 합헌 결정을 내려진 간통죄는 일선 법원에서도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하고, 실형이 선고되는 사건이 거의 없을 정도로 사문화된 지 오래다.

법조계에서는 헌재가 이번에는 간통죄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따라서 이미 간통죄로 처벌받은 사람들이 형사보상금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 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원래 위헌결정은 결정이 내려진 시점부터 해당 법률의 효력이 상실될 뿐, 이미 법 적용이 된 사건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다만 헌법재판소법은 형벌 규정에 대해 위헌결정이 내려질 경우 예외적으로 이미 판결이 확정된 사건에도 위헌결정의 효력이 미칠 수 있도록 하는 '소급효'를 인정하고 있다.

당초 소급효를 인정받아 법원에 재판을 다시 해달라고 '재심'을 청구할 수 있는 사람은 10만여명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지난해 5월 국회가 헌법재판소법을 개정하면서 형벌 규정에 대해 위헌결정이 내려지면 과거 마지막 합헌결정이 있었던 날 이후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에 대해서만 소급효를 인정할 수 있도록 법이 바뀌었다.

바뀐 법에 따라 재심을 청구할 수 있는 사람은 간통죄에 대해 마지막 합헌결정이 내려진 2008년 10월 30일 이후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으로 한정된다. 법원은 약 3000여명 정도가 재심 청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08년 10월30일 이후 간통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은 법원에 재심을 청구하면 법원은 재심청구 자격이 있는지에 때라 각하결정이나 인용결정을 내리게 된다. 재심 청구기간이 지난 사람처럼 자격이 없으면 각하결정이 내려져 재판을 다시 받을 수 없다. 반대로 인용결정이 내려지면 다시 진행되는 재판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게 된다.

무죄를 선고받은 이후에는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에 따라 형사보상금을 청구할 수 있다. 이 법은 재심에 의해 무죄 판결을 받은 사람에 대해 국가가 구금일수에 따라 1일당 최저임금법에 따른 하루치 급여 이상의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올해 최저임금은 5580원이므로, 이를 일급으로 환산하면 4만4640원이 최저보상액이 되는 셈이다. 따라서 간통죄로 6개월간 구속상태로 있었거나 형을 선고받아 복역했다면 형사보상금액은 최소 800여만원이 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선 법원에서 간통죄에 대해 구속상태로 재판을 하거나 실형을 선고한 사례가 거의 없어 형사보상 청구를 할 수 있는 인원 수는 지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 10월 30일 이후 간통죄 적용으로 실형을 선고받거나 구속상태로 재판을 받지 않고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람은 국가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실무적으로 구금일이 없는 경우에는 형사보상청구가 아닌 민사소송을 내더라도 실제 손해배상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법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좌영길·박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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