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개혁, 지하경제양성화 功 있지만… 국회 탓 속 체감경기 못살린 過에 묻혀
박근혜 정부가 하루 뒤인 25일이면 출범 2주년을 맞는다. 경제 민주화에서 경제 활성화로 기조를 바꾸고 경기 불씨 살리기에 매진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이끌어내진 못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박근혜 정부의 공(功)이 없었던 건 아니다. 우선 출범 후부터 창조경제 실현의 걸림돌로 인식해 추진한 공직 부문 개혁은 출범 1여년 만에 맞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더욱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에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고, 공무원연금개혁 등에도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고용률 70%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던 일자리 부문에선, 지난해 직장을 새로 구한 이가 월 평균 54만명을 넘어서 1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는 성과를 냈다.
또한 늘어나는 복지 재원 마련을 위한 방안으로 제시했던 지하경제 양성화에서도 지난해 과세 당국이 당초 계획보다 3800억원 많은 3조1200억원을 징수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공에도 불구, 결국 서민 경제를 살리지 못했다는 점은 큰 과(過)로 평가되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 22일 ‘박근혜 정부 2년 정책’를 내고 “재정 확대와 금리 인하 등 다각적인 정책 노력으로 성장 기조가 상승세로 반전했다”며 “취임 3년차부터 풀뿌리 서민 경제에도 온기가 퍼지는 등 추진 성과가 가시화할 것”이라고 자평했지만 체감 경기가 나아졌다는 목소리도, 앞으로 그러할 것이란 기대도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정부의 무능, 정부 부처간 정책 혼선 등은 외면한 채 박근혜 대통령이 현 경제 상황 난맥상의 원인을 국회 등 바깥으로 돌리는 건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2일 현 경제 상황을 ‘불어터진 국수’에 비유해 지적하는 등 국회에서 경제 활성화 법안들이 늑장 처리되고 있다는 불만을 여러 차례 표한 바 있다. 법안 처리를 지연시킨 국회의 탓도 물론 있겠으나 정치권과 소통하면서 협조를 구하지 못했다는 자성은 빠져 ‘박 대통령의 국회 비난, 야당의 반발’이라는 악순환만 계속되고 있다. 당장 박 대통령의 ‘국수’ 발언도 야당으로부터 “경제 정책 실패의 책임을 국회 탓으로 돌리는 전형적인 책임전가 발언이자, 스스로 경제 무능 정권임을 자백하는 발언”이라는 반발만 샀다.
특히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박근혜 정부 출범 2년을 맞아 전문가 3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한 이가 무려 80%(238명)에 달해, 낙제점인 D학점을 맞았다는 사실은 박 대통령이 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대목이다.
이 조사 결과에 대해 경실련은 “박 대통령은 소통과 화합을 통한 국민대통합 정치를 약속했으나 오히려 리더십의 부족을 드러내며 국민들을 포용하지 못하고 국민들과 소통하지 않은 독선적이고 독단적인 대통령이었다는 평가”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