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전후 충전하면 수명이 늘어난다”는 거짓
왜 내 스마트기기 배터리는 남의 것보다 빨리 소모될까? 전문가들은 습관만 바꿔도 배터리 수명을 늘릴 수 있다고 충고한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랬다. 좋은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는 먼저 내가 쓰는 배터리가 어떤 녀석인지부터 알아야 한다.
우리가 늘 지니고 다니는 기기, 예컨대 스마트폰, 노트북, 디지털 카메라, 태블릿 PC 등은 대부분 ‘리튬 이온 배터리’를 사용한다.
리튬 이온 배터리는 자주 충전할수록 오래 간다. 반대로 말하면 완전 방전이 되면 수명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사실 과거에는 완전 방전을 한 뒤에 충전을 하면 더 오래 간다는 말이 있었다. 이는 1990년대 전자기기에 많이 사용하던 니켈 계열 전지에나 해당하는 말이다. 니켈 계열 건전지는 이른바 ‘메모리 효과’가 있어서 배터리를 완전히 쓰지(방전) 않고 자주 충전을 하면 배터리가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이 점점 줄어들었다.
하지만 리튬 계열 배터리는 완전 방전이 되면 배터리 내 전자의 흐름이 나빠져 수명이 짧아진다. 그래서 대부분의 스마트기기는 배터리가 완전 방전이 되기 전에 꺼진다.
리튬 이온 충전지를 오랫동안 사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완전히 충전한 후 20~50% 정도 남아 있을 때까지만 사용하고 다시 충전을 하는 게 좋다.
만약 출장 등으로 오랜 시간 스마트기기를 쓰지 않을 때에는 배터리만 분리해서 완전히 충전한 다음 보관하는 것이 좋다. 아이폰처럼 일체형일 경우 완전히 충전한 뒤 전원을 끄고 보관해야 한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한 달에 한 번 이상은 충전을 해야 배터리 수명이 줄어들지 않는다. 대부분 리튬 계열 배터리에는 ‘잠자기 기능’이 있어서 사용하지 않을 때는 최대한 천천히 방전이 된다. 그리고 깨어날 정도의 전기는 가지고 있도록 설계되어 있어 배터리가 죽는 현상은 없다. 하지만 수개월간 사용하지 않을 경우 두번 다시 깨어나지 못하는 잠에 빠지거나, 깨어나도 비실대는 경우가 많으니 최소 3개월에 한 번씩은 충전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 배터리를 분리하여 보관할 경우는 영상 10도에서 30도 사이에서 보관해 주는 것이 좋다. 배터리는 지나친 고온과 저온을 싫어한다. 한겨울 스키장에서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다 보면 평소보다 배터리가 빨리 소모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한여름에도 고온에 오랜 시간 방치할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특히 차안에 뒀다가 폭발하는 사고도 종종 일어나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배터리는 습기와는 상극이다. 어둡고 건조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간혹 냉장고에 쿠킹 포일로 포장해 보관하면 성능이 유지된다는 속설이 있는데, 배터리를 가장 빠르게 확실하게 죽이는 방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스마트기기에서 쓰지 않는 애플리케이션이나 게임, 인터넷은 그때그때 종료하는 게 좋다. 종료하지 않고 계속 둘 경우 배터리가 계속 소모될 뿐만 아니라 발열도 심해 배터리가 급격히 소모될 수 있다. 특히 스마트폰의 램을 최적화하거나 블루투스는 기본적으로 켜져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사용하지 않을 경우 꺼둬야 한다. GPS 역시 전력 소모가 크다. 위치 확인이 필요한 앱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GPS 기능을 종료시켜 스마트폰 온도가 올라가는 걸 줄이는 게 좋다.
상세한 내용은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전기전문 연구기관인 한국전기연구원이 최근 출간한 ‘배터리 가이드북’을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