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2월11일 同病相憐(동병상련) 같은 병자끼리 서로 가엾게 여긴다

입력 2015-02-11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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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순 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92년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기념일’인 2월 11일을 ‘세계 병자의 날’로 제정했다. 성모가 1852년 프랑스 루르드에 나타나 병자에게 치유의 샘물을 알려 준 날이다. ‘세계 병자의 날’ 행사는 다음해 그곳에서 처음 열린 이후 매년 세계 각지에서 개최되고 있다. 2007년엔 서울에서 개최됐다.

이날 천주교인들은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병자들의 치유와 마음의 평화를 기원한다. 의료인과 봉사자들에 대한 격려도 빠뜨리지 않는다. 미사 후에는 병자들을 위한 안수예절을 거행한다.

동병상련은 중국 춘추시대의 정치가 오자서(伍子胥·?~BC 484)의 말에 나온다. 그가 오나라에 망명해 있을 때 백비도 망명해 온다. 피리라는 대신이 백비는 믿을 만한 인물이 못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자서는 “그의 아버지도 우리 아버지처럼 모함으로 돌아가셨소. ‘하상가(河上歌)’에 ‘같은 병은 서로 불쌍히 여기고[同病相憐(동병상련)] 같은 근심은 서로 구원하네[同憂相救(동우상구)]’라는 말이 있지요. 그를 돕는 건 당연한 일 아니겠소?”라고 답한다. 충고를 새겨듣지 않은 오자서는 결국 백비의 참소로 죽음을 당한다.

동병상련은 ‘과부 사정 홀아비가 안다’는 우리 속담과 같은 뜻이다. ‘과부 사정은 과부가 안다’는 말도 있다. 박완서의 소설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에는 ‘…과부 사정은 과부가 안다더니, 까딱하단 과부가 과부 잡겠어요’라는 말이 나온다.

미국 소설가 오 헨리의 단편 ‘강도와 신경통’에서도 동병상련을 읽을 수 있다. 강도가 주인에게 권총을 들이대고 손을 들라고 한다. 신경통 때문에 한 팔밖에 들지 못한다고 하자 강도는 주인과 신경통 이야기를 하느라 제 할 일을 잊는다. 그는 신경통으로 직장을 잃고 ‘강도 개업’을 한 ‘선배 환자’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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