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물] 오바마 선거운동 진두지휘한 데이비드 플루프가 한국에 온 이유

입력 2015-02-04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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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4일) 미국에서 걸출한 인물이 한국 기자들과 회견을 열었습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유명한 ‘킹메이커’ 데이비드 플루프 입니다. 이번에는 오바마 대통령의 참모가 아니라, 전 세계에서 불법 논란에 시달리고 있는 우버 택시의 부사장으로서 자리했습니다.

지난 1월 기준으로 53개국 277개 도시에서 성업중인 우버택시는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불법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물론 합법화한 곳도 몇몇 있습니다만, 대부분이 일종의 ‘불법 영업’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우버 택시의 불법적인 면은 크게 3가지 정도 입니다. 먼저 우버 택시 기사는 우버가 인증하기만 하면 택시면허 없이 영업을 할 수 있습니다. 애플리케이션만 깔면 1억원 가까이 하는 택시면허값을 치르지 않고 자가용으로 영업을 합니다. 요금이 얼마인지를 측정하는 미터기도 없습니다. 세금 문제도 있습니다. 택시 법인 회사는 부가가치세와 사업자 종합소득세를 내고, 택시 운전사는 근로소득세를 내는데, 우버는 근로자만 세금을 냅니다.

이런 점에서 플루프 부사장이 당면한 과제는 크게 2가지 입니다. 불법을 합법화로, 강탈의 이미지를 상생의 이미지로 바꾸는 것입니다. 역시 대통령의 수석 비서관답게 불법 논란이 이는 이유를 정확히 짚어 내고 해결책을 제시했습니다. 바로 기사 등록제를 제안한 것입니다.

기사 등록제는 쉽게 말해 정부가 우버택시 면허를 직접 발급하라는 것입니다. 행정적 틀안에 들어갈테니 공식적으로 합법화 해달라는 제안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기사 등록제는 최근 인도에서 일어난 우버 택시 성폭행 사건에 대한 대응책도 됩니다. 그는 “등록제가 도입되면 일정 수준의 경험이 있고 교육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안전과 관련한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받을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 “신용조회를 통해 전과기록이 있거나 음주운전 기록이 있으면 면허를 취득할 수 없게 된다”며 안전성을 강조했습니다.

택시기사의 밥그릇을 뺏는다는 강탈의 이미지를 벗기기 위해서도 공을 들였습니다. 택시 업체와 우버는 명백한 경쟁자 임을 직접 인정 했습니다 하지만 우버는 택시 기사에게는 강력한 우군임을 설득하려 들었습니다. 우버는 택시기사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줄 수 있는 플랫폼일 뿐이지, 기존 택시기사들의 밥그릇을 빼앗는 대체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플루프 부사장은 “우버 택시는 기존 택시 시장과는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제로섬 게임처럼 기존의 일자리를 빼앗는 게 아니라,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플랫폼이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민감해하는 세금 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말을 빙빙 돌렸습니다. 우버 택시는 현금이 아니라 전용 앱에 카드를 등록한 뒤 요금을 결제하는 방식입니다. 기사들을 통해 세금을 거두는 것은 가능합니다.

그런데 우버택시 기사들은 매출의 약 20%를 우버에 수수료로 줍니다. 이에대한 세금은 내지 못한다는 의사를 약하지만, 명확히 내비쳤습니다. 우리 정부와 남은 마지막 갈등입니다.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모르겠습니다만, 우버 택시의 가능성은 엄청난 것이 사실입니다. 시가총액도 2년 전 1조원에서 2015년 현재 44조원을 돌파했습니다. 골드만삭스, 벤치마크 캐피탈, 구글 벤처스, 바이두 등 세계적인 투자자들에게 수십억원이 넘는 투자를 받고 있습니다.

이에 워싱턴을 비롯해 우버가 제시한 조건을 받아들인 세계 여러 지역에서는 우버를 속속 합법화하고 있습니다. 우버 택시는 이들 지역에서 정말 새로운 혁신이 될 수 있을지, 기존 시장과 진정한 상생의 길을 갈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버락 오바마를 대통령을 만든 플루프 부사장이 우버 또한 택시계의 대통령에 올릴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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