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4분기 실적 ‘明暗’] ‘高환율’ 잽 ‘低유가’ 훅…4Q초가

입력 2015-02-0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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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상위그룹 줄지어 ‘어닝쇼크’…배당확대와 자사주 매입 등 주가 방어 진땀

2014년 하반기 실적이 속속 발표되는 가운데 어닝 서프라이즈보다 어닝 쇼크 기업이 많아지고 있다. 올들어 각 기업들이 내놓은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업종별로 낮아진 시장 기대치를 밑돌거나 어닝 쇼크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실제 실적보다 주가 흐름이 더 나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호실적을 바탕으로 한 주가 상승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배당확대, 자사주 매입 등의 주가방어 전략과 대규모 IPO 등이 연말 상승세를 이끌었다는 것.

◇주가방어 전략과 대규모 IPO가 주가 이끌어=지난해 4분기에 대한 시장의 전망치는 원래 비관적이었다. 시총 상위그룹들이 잇따라 1~3분기에 어닝 쇼크를 기록하면서 4분기에 대한 비관론이 커진 것.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중국 업체의 견제 속에서 실적 하락을 이어갔고 1~3분기 실적은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현재차그룹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10조에 이르는 한전부지 인수가 독배였다. 25만원에 육박하던 주가는 한전부지 인수후 40%가 급락했다.

전통적인 대장주였던 현대중공업 역시 시가총액 10위권에서 밀려날 만큼 주가 하락을 겪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주요 기업에 대한 4분기 실적이 “비관적일 것”이라는 견해가 속속 이어졌다.

이에 주요 그룹들은 주가 방어에 나섰다. 대규모 자사주 매입으로 주주가치를 끌어올렸다. 배당에 인색했던 현대차그룹은 적극적인 배당에 나설 계획을 밝히면서 주주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 IPO가 시장 흐름에 영향을 미쳤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상단에 자리한 삼성SDS와 제일모직이 잇따라 상장한 것. 시장에 자금이 유입된 계기였다.

결국 지난해 7월 2076.92포인트로 정점을 기록한 코스피 지수는 이후 하락세로 전환, 4분기가 시작된 10월초 기준 1915.59포인트까지 추락했다가 주가방어전략에 의해 4분기 들어 반등하기도 했다.

결국 박스권 안에서 급등과 급락을 거듭하면서도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2000선에 바짝 다가서며 한 해를 마무리했다.

신한금융투자가 분석한 지난해 4분기 주요 기업들의 매출은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예년 수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신한측 자료를 보면 최근 4년 동안 주요 기업의 1~3분기 평균 매출액 대비 4분기 매출액 비율을 보면 2011년 109.5%에서 20112년 117.4%로 크게 올랐다. 그러나 2013년 다시 103.9%로 주저앉았다.

지난해 주요기업의 4분기 매출액은 1~3분기 평균 대비 105.8% 수준. 과거 패턴을 감안할 때 전년 대비 회복세가 시작됐지만 평년의 기준을 밑도는 수준이라는 의미다. 그럼에도 주가는 실적을 웃도는 수치로 이어졌다.

◇미국경제 회복과 유가급락 등 대외 변수가 주가 주도=올들어 4분기 실적을 낸 주요 기업 50여곳 가운데 약 37%는 시장 전망치보다 10% 이상 낮은 실적, 즉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반면 약 22%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연말의 상승세 흐름 속에서 작년 4분기 실적은 업종별로 희비(喜悲)가 뚜렷하게 엇갈렸다는 의미다.

유가하락으로 인해 정유ㆍ화학 업종은 부침이 컸고, 항공ㆍ해운ㆍ물류 업종은 유류비 절감 효과를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하기도 했다.

지난달 초부터 주요 기업들이 어닝 쇼크에 가까운 4분기 실적을 속속 내놓고 있지만 시장의 눈높이는 이미 최악의 시나리오에 맞춰져있기도 했다. 오히려 최악을 걱정하는 상황에서 기대 이상의 실적이 나오니 긍정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한 경우도 많다.

코스닥 시장 역시 지난해 연말에 나온 자본시장법 개정안과 주식시장 활성화 방안에 힘입어 실적 대비 높은 주가를 기록하고 있다. 올들어 한국거래소가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전략을 속속 밝히면서 시장 반응은 실적을 웃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4분기 실적을 바탕으로 올 상반기에도 이같은 분위기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외여건이 뚜렷하게 개선되기 전까지 코스피 지수는 본격적인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당분간 보합권에 머물면서 시장이 양분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위험자산을 회피하고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세력이 뚜렷하게 나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기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대외여건의 개선에 다소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4분기 기업실적 동향이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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