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의 폭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정 쇄신의 히든카드가 개각인 셈이다.
앞서 박 대통령은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실을 정책조정수석실로 개편하고, 각 부처 장관과 청와대 수석들이 모이는 ‘정책조정협의회’를 열기로 했다. 여러 모로 소통을 강화하고자 하는 박 대통령의 의지가 엿보인다.
하지만 중요한 건 겉으로 보이는 형식의 변화가 아니라 내실이다. 구조적 개혁보다 효율성을 높이는 게, 사람을 바꾸는 일보다 적임자를 찾는 게 우선이다. 매번 똑같은 방식의 변화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리기 쉽지 않다.
이런 측면에서 집권 3년차에 접어든 박 대통령의 성적표는 그다지 좋지 않다. 국정지지도가 20%대까지 추락한 데는 일련의 사건, 사고가 영향을 미쳤지만, 근본적으로는 대중과의 소통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란 지적이 많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국 국민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주요 특징은 ‘온라인’과 ‘파격’으로 압축된다. 더 많은 국민들을 상대로, 더 가까이 다가가고, 더욱 흥미로운 방식으로 소통을 시도한다.
인터뷰를 할 때 2012년 레딧(Reddit)이라는 사이트에서 유행하던 ‘뭐든지 물어봐’(Ask Me Anything) 형식을 활용하는가 하면, 구글 플러스와는 4년에 걸쳐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지난해 3월 3일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백악관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의 자유분방한 분위기는 경직된 모습의 청와대 회의와는 확연히 달랐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리를 꼬고 있었고, 헤이글 국방 장관은 팔짱을 끼고 있었다. 다른 참석자들도 턱을 괴거나 비스듬히 앉아 있었다. 당장은 낯설겠지만 박 대통령도 못 할 이유는 없다. 다소 딱딱한 이미지가 강한 박 대통령이기에 시도 자체가 파격이 되고 개혁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실천이 중요하다. 한때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 청소부와 주먹을 맞대며 인사를 나눈 사진이 세간의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소통은 이처럼 작은 행동 하나에서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