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유로존에 유화 제스처…구제금융·부채상환 갈등 해결되나

입력 2015-02-03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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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탕감 대신 성장연계채권과 교환하는 새 방안 제시

▲그리스의 야니스 바루파키스 신임 재무장관이 2일(현지시간) 채무삭감을 대신하는 새 제안을 내놓았다. 블룸버그

그리스 급진좌파연합(시리자) 정부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 유화 제스처를 보냈다. 이에 그리스 구제금융과 부채상환을 둘러싼 갈등이 완화할지 주목된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신임 그리스 총리와 함께 유럽 순방에 나선 야니스 바루파키스 재무장관은 기존 채무를 새 성장연계채권과 교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성장연계채권은 그리스 경제성장률에 따라 금리를 조절하는 채권이다.

긴축 반대론자로 알려진 바루파키스 재무장관은 지난주 취임과 동시에 강경한 어조로 채무탕감을 요구해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위기를 고조시켰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이날 바루파키스 장관과 회동하고 나서 “그리스와 유로존의 갈등은 글로벌 경제에 가장 큰 리스크”라며 “그리스 재무장관에게 책임 있게 행동할 것을 촉구했으나 유로존도 고용과 성장을 위한 더 나은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루파키스 장관은 FT와의 인터뷰에서 온화한 어조로 “3150억 유로(약 393조원) 규모의 대외채권을 탕감하라고 그리스 정부가 요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다만 우리는 부채 부담을 더는 채권스왑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제안인 채권스왑은 ‘헤어컷(채무삭감)’과는 다르다”면서 “우리가 그리스를 개혁할 수 있도록 재정적 여지를 달라. 그렇지 않으면 그리스가 개혁으로 거듭나기보다는 숨 막히고 불구인 상태로 남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리스 새 정부의 긴축 종료 요구와 ‘벼랑 끝 전술’에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독일 등 유럽국가를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관건이라고 FT는 전했다.

바루파키스 장관은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1.0~1.5%에 이르는 주요 재정수지 흑자를 유지할 것”이라며 “또 지난 6년간 세금을 제대로 납부하지 않은 부유층을 타깃으로 잡아 재원을 확충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공공지출을 늘리겠다는 공약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있음에도 재정흑자를 유지하겠다는 약속은 상당히 유화적인 발언이라고 FT는 평가했다.

그는 “우리는 개혁에 진지하며 좋은 유럽인이 되고자 하며 들을 준비가 돼 있다”며 “다만 현재의 실행될 수 없는 구제금융 프로그램은 재고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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