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대한해운 M&A 동맹 전략(?)

입력 2006-11-10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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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주식 주고받아…적대적 M&A 대비 백기사 역할 가능성

한진해운과 대한해운이 상대방의 주식을 매입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와관련 지분 매입을 통해 향후에 있을지 모를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에 대비한 백기사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대한해운은 과거 골라LNG로부터 M&A 위협을 받았고, 한진해운도 대주주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데다 최근 이스라엘 해운 갑부 새미오퍼가 지분을 대량 매집하면서 경영권 불씨가 남아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한진해운은 10일 자사주 120만주(1.67%)를 308억원에 대한해운에게 매각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 동시에 대한해운의 지분 7.5%(75만주)를 322억8750만원에 현금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지분변동에 대해 한진해운측은 대한해운의 강점이자 한진해운의 취약부문인 벌크사업 강화를 목적으로 밝히고 있으나, 증권가에서는 경영권 방어를 위한 백기사 확보 차원이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11일 이스라엘 해운갑부 새미오퍼가 지분 12.76%(914만9220주)를 보유, 한진해운의 조수호 회장을 제치고 단일 최대주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현재 새미오퍼 측은 지분보유목적을 '단순투자'로 밝히고 있으나 새미오퍼의 지분은 한진해운 조수호 회장의 개인 지분 6.87%보다 많다.

전문가들은 한진해운이 아시아 평균 해운주 대비 저평가돼 있으며, 최대주주 지분이 취약하기 때문에 언제든 M&A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지분관련한 이슈는 너무나 민감한 만큼 쉽게 말하기 힘들다"면서도 "자사주 매각 규모가 1.7%에 불과해 확대해석하기는 힘들지만 한진해운도 우호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표현했다는데 의미를 둘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자사주 매각 완료 후에도 한진해운이 보유한 자사주는 8.78%(630만주)에 달해, 만약의 사태시 이를 우호지분에 넘길 경우 모두 의결권을 갖는 주식으로 전환돼 적대적 M&A에 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다른 애널리스트는 "한진해운이 순수한 비즈니스 측면에서의 전략적 제휴로 밝히고 있으나 한진해운과 대한해운 모두 지분구조가 취약한 만큼 경우에 따라 서로 백기사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번 제휴로 인해 컨테이너 사업에 치중해 있는 한진해운의 사업 다각화와 영업이익 안정성 확보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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