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여성금융인, 그들만의 숙제

입력 2015-01-22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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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람 금융시장부 기자

한 사람의 위치가 사회적 책임과 시대적 사명감을 떠안게 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미국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같은 경우가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대표해 흑인 인권 개선의 선봉에 섰다. 우리나라에서도 사상 첫 여성대통령이 탄생해 다양한 분야에서 여권 신장의 기대감이 증폭됐다.

금융권도 여성 대통령 탄생의 수혜를 입은 중 하나다. 기업은행에서 첫 여성 은행장이 탄생해 은행권 마지막 유리 천장을 깼다. 권선주 행장의 탁월한 업무 능력도 뒷받침됐겠지만 첫 여성대통령의 탄생과 무관하다고는 할 수 없다. 게다가 여성 부행장도 점점 늘고 있어 상당수 여성 임원들이 혜택을 받은 셈이다.

남자들에 비해 업무 성과를 인정받지 못하던 상황에서 살아 남은 여성 임원들을 보면 강인함이 엿보인다. 그들은 당연히 그 위치에 오를 만한 자격들이 있는 능력을 지녔다. 그럼에도 시대적 변화에 따른 혜택을 많이 받아왔다는 건 부인할 수 없다. 한 여성 임원은 일정한 비율로 여성 행원을 선발하는 정책으로 어렵지 않게 입행했다고 털어놨다.

시대적 특혜를 누렸다면 그에 대한 책임도 뒤따른다. 여성임원들의 경우엔 여성 후배 양성이 그것이다. 직속 부하 직원 챙기는 것도 필요하지만 더 많은 사람에게 노하우를 전수할 수 있는 방안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대내외 강연과 집필, 언론 인터뷰 등 통해 자산만의 성공 스토리를 소개해 2030 젊은 여성 직장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줘야 한다.

여성 임원들은 때로는 속한 기업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했다. 자신이 별로 내세울 것이 없다고도 한다. 그러나 그들이 얻은 지위가 개인만의 것이라고 하기엔 사회적 의미가 너무 크다.

한 여성임원은 이렇게 말했다.

“내일 모레 은퇴를 앞둔 내가 바라는 게 뭐가 있겠나. 또 두려울 게 뭐가 있겠나. 내 경험을 나눠주는 것이다. 여성 후배들에게 내가 얻은 지식이 도움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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