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 8일 권오준 회장이 1주당 27만7000원에 300주, 12일에는 1주당 28만3500원에 70주를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총 매입금액은 1억294만5000원에 달한다. 이로써 권 회장은 기존 보유 주식 1250주를 합쳐 총 1620주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권 회장은 지난해 3월 공식 취임한 뒤 신임 임원들과 함께 포스코 주식 8924주를 사들인 바 있다. 당시에도 포스코 주가가 30만원대 밑으로 떨어지자 종가 기준 25억원에 달하는 물량을 사들였다. 권 회장의 의지에 화답하듯 기관도 11거래일 연속 포스코 주식 1648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주가는 30만원대를 회복하며 바닥권을 탈출했다.
하지만 세계적인 철강업 부진으로 포스코 주가는 힘없이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포스코는 전일 닷새만에 0.37%(1000원) 반등했지만 27만2500원에 그쳤다. 지난해 12월 9일 30만원대가 붕괴된 후 주가는 계속 하향 추세다. 지난 16일에는 장중 26만50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 장중 최저가였던 23만4500원에 근접하는 주가다.
권 회장의 자사주 매입에도 좀처럼 주가가 반응하지 않는 것은 지난해 4분기 실적과 중국 성장률 등 내외부 악재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현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업황이 나쁜 것이 주요 원인이지만 포스코의 4분기 실적이 현대제철보다 더 부진하기 때문에 실적 좋은 회사로 수급이 몰려 포스코 주가가 오르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문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 달 사이 유가 하락으로 원료 가격이 떨어지면서 철강 가격도 빠져 주가에 영향을 미쳤고, 중국 성장률이 계속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철강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철강업황이 안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 철강 업황 사이클이 올라간다고 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포스코 주가는 부진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유리하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