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가 헤지수단?…글로벌 저성장 우려에 아시아 국채 인기 급등

입력 2015-01-14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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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함부르크의 한 구리 제조공장.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로 구리 가격이 6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상품시장 약세와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를 피해 아시아 국채를 찾는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성장 우려가 재부각되자 아시아 국채시장을 안전투자처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가 고조되자 투자자들이 아시아 전역의 국채로 몰려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투자수요가 몰리면서 하락했다. 특히 한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으며 인도네시아와 인도 국채 역시 수년래 최저치를 나타냈다고 WSJ는 전했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

아시아 국가 채권에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글로벌 성장 둔화 전망에 따른 것이다. 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에 세계경제 성장이 주춤할 것이지만 원자재 수입비중이 큰 아시아 국가들은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전망이 커진 영향이다.

전날 국제 유가는 장중 45달러 선이 붕괴되는 등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특히 전날 아랍에미리트(UAE) 석유부 장관이 석유수출국기구(OPEC)이 감산 없이 기존 생산량을 유지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할 것을 시사하면서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 같은 날 세계은행(WB)은 세계 경제성장률을 당초 3.4%에서 3.0%로 낮춰잡았다. 은행은 또 모든 개발도상국의 성장 전망을 0.5%포인트 이상 낮춘 4.8%로 조정했다.

저유가로 타격받고 있는 말레이시아 국채 가격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1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 이틀간 말레이시아 국채 금리는 0.12% 떨어졌다. 그만큼 국채 가격(수요)이 올랐다는 것이다. 같은기간 미국의 국채 금리는 0.03% 떨어졌다. 말레이시아 통화 링깃 가치는 여전히 5년래 최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세계 경제와 투자심리의 척도인 구리 가격은 유가 급락세 여파로 6년래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중국의 구리 수입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구리 가격 하락을 막지 못했다.

통상 채권시장과 반대로 움직이는 주식시장의 약세도 아시아 국채 인기를 반증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날 일본과 중국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주요 증시는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특히 일본 증시는 아베 신조 정권의 경제 정책 ‘아베노믹스’가 단기적으로 효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로 지난해 12월 초반부터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일본 정부는 올해 신규 국채 발행액을 전년보다 4조 엔 이상 줄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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