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경영승계, 합병보다는 지분매각 재추진에 무게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이 불발되면서 향후 현대차그룹의 어떤 시나리오를 세우고 있는지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들이 지분 매각을 재추진할 것이란 데 무게를 싣고 있다. 현대차가 블록딜의 추진 배경으로 설명한 일감 몰아주기 해소를 위해서도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의 글로비스 지분율을 낮춰야 한다.

이들은 현재 글로비스 지분 43.49%(정몽구 회장 11.51%, 정의선 부회장 31.88%)를 가지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자의 지분이 30%를 넘는 기업의 계열사 거래에 대해 세금 부과를 통한 페널티를 물리고 있다.

또 정 부회장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막대한 실탄이 필요하다. 시장에서는 이들이 글로비스 주식 13.39%를 매각하면 1조3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마련한 자금은 현대제철이 보유한 현대모비스의 주식 5.66%를 매입하는데 사용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정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의 합병설도 나오고 있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정 부회장은 별도의 지분 매입 없이 현대모비스의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그러나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의 합병은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시장은 평가하고 있다.

우선 두 회사의 시총의 차이가 크다. 현재 현대글로비스의 시총은 11조2500억원으로 현대모비스 23조1618억원의 48.6% 수준에 불과해 합병을 추진하려면 앞으로 현대글로비스 주식가치를 높여 시총을 두배 이상 높여야 한다.

또 두 회사가 합병해도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 출자 구조는 해소되지 않는다. 기아차와 현대모비스는 순환출자 금지 규정에서 벗어나 투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이 고리를 끊어야만 한다.

이에 따라 정 부회장이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매각해 실탄을 마련하거나,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 지분의 맞교환을 통해 승계 작업에 나설 것이란 것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럴 경우 '정의선→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글로비스'의 수직적 구조가 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