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은에 따르면 기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3.9%와 물가상승률 전망치 2.4%(담뱃값 인상분 제외)를 오는 15일 하향 조정할 계획이다.
한은은 이번 경제전망은 어느 때보다 많은 대외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 유로지역 디플레이션 우려, 저유가, 신흥국 성장세 약화, 중국 경제 경착륙 우려 등 통제가 불가능한 대외 악재들이 상당하다.
경제전망을 둘러싼 정치적(?) 상황도 상당히 복잡하다. 우선 한은의 최대 아킬레스건이 경제전망치로 지목되면서 전망치 정확도에 대한 부담이 높다. 더군다나 작년까지는 일단 김중수 전 총재가 1, 4월 전망을 한 뒤 이주열 총재가 사후에 조정해 나가는 입장이었다면 올해부터서는 진짜 ‘이주열의 숫자’를 발표해 신뢰를 쌓아야 한다.
특히 한은은 물가에 대한 근심이 깊다. 한은이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1%대로 발표하면 2013년 1.3%, 2014년 1.3%에 이어 3년 연속 1%대가 된다. 물가안정 책무의 최대 기관인 한은은 앞서 2013~2015년 동안 물가 목표치(2.5~3.5%)를 지키기로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한은이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0%로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하지만 한국개발연구원(1.8%), 국회예산정책처(1.7%) 등 담뱃값 인상분을 포함해도 1%대가 될 것이라고 보는 기관들이 상당수가 있다.
박 대통령의 지난 12일 신년 기자회견 발언도 한은이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한은이 독립성을 강조해도 통수권자의 국정 운영 큰 그림에서 벗어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올해 3.8%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다”라고 발언함으로써 한은이 성장률을 큰폭으로 낮추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은이 이번 성장률을 기존 3.9%에서 3.6~3.7%로 소폭으로 내릴 것이라는 예상이다.
박 대통령이 물가에 대해서는 “낮은 수준이나 1%대의 안정세이다”라며 디플레이션 우려를 일축함에 따라 한은이 1%대의 물가 상승률 전망을 하더라도 부담이 크게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의 이번 경제전망치에 따라 올해 기준금리 향방을 대략 점쳐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달 기준금리 동결이 우세하다고 봤으며 내린다면 상반기 중에 추가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