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경영전략회의 열어 논의 ... 시장에선 자사주 13.8% 우선 인수 가능성 높을 것으로 전망
LIG손해보험 추가지분 인수 방안에 대해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배력을 강화하고 지급여력(RBC)을 높일 수 있는 3자배정 유상증자와 자사주 매입이 거론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전일 임원진들과 함께 경영전략회의를 주재하고 LIG손보 추가지분 인수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KB금융은 지난해 6월 LIG그룹과 손보 지분 19.47%를 685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르면 KB금융이 LIG손보를 자회사로 편입하려면 올해 안에 지분율을 30%까지 높여야 한다. 지분 10.53%를 더 사야한다는 얘기다.
주식공개 매수, 장내 지분매입, 타 기관투자자 블록딜 등의 방식이 있지만 LIG손보의 자본 확충을 고려하면 자사주 매입과 3자배정 유상증자가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두 방법 모두 LIG손보의 아킬레스건인 RBC비율을 높일 수 있다. LIG손보의 지난 9월 말 기준 RBC비율은 190%를 기록하고 있다. 금감원 권고기준(150%)를 상회하고 있지만 안정적 수준으로 인식되는 200%를 밑돌 뿐 아니라 상위 4대사 중에서는 가장 낮다.
만약 KB금융이 LIG손보의 자사주를 전량(13.82%) 인수한다면 RBC비율을 210% 이상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면 이보다 조금더 높아진다.
RBC비율 제고란 공통분모를 제외하고 두 방식 모두 장단점이 존재한다. 우선 자사주 매입은 소액주주들의 주주가치 훼손이 덜하다. 지난 6월 삼성생명이 삼성화재의 자사주 4%를 시가에 전량 인수한 사례가 이와 동일하다.
그러나 가격이 문제다. 시가로 자사주를 사들이게 되면 지배지분 인수 가격에 2배 이상 차이가 벌어진다. KB금융은 LIG로부터 지배지분을 주당 5만8634원에 사들였다. 그런데 현재 LIG손해보험 주가는 2만6400원을 기록하고 있다. 122%나 차이가 난다. 만약 자사주 매입 가격이 시가로 결정된다면 평판 리스크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3자배정 유상증자의 경우 시가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3월 LIG손보가 발행주식 총수의 20%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특정한 자에게도 신주인수 청약 기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정관을 변경해 법적인 분쟁소지도 해소됐다.
지난해 3월 메리츠화재가 싱가포르 투자청(GIC)에 대해 지분 4.57%를 제3자배정 유상증자한 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증자로 인해 소액주주들의 주식가치가 희석된다는 단점이 있다.
한승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이 자회사 편입 요건인 지분율 30%를 맞추기 위해 LIG손보에 대한 3자배정 유증에 나설 가능성에 대한 시장 우려가 있었으나 자사주 13.8% 인수가 최우선적으로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