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난국’ 유로존…경제난에 이어 테러위협 고조

입력 2015-01-0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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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서 시민들이 프랑스 샤를리엡도 테러 희생자 추모 집회에서 행진하는 모습. AP뉴시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이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부진의 덫에 걸린 경제와 사회적 갈등, 정치적 불안이 겹쳐 어지러운 형국이다.

유럽 경제는 2008년 금융위기의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한 채 디플레이션 위기에 몰려있다. 경기가 안좋다보니 국민 정서가 안정적일 수 없다. 경기 침체에 대한 불만은 이민자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져, 반이슬람 시위로 돌출되고 있다. 여기에 이민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이슬람권 출신 중 일부 극단주 세력의 테러까지 잇따르고 있다. 그리스의 정국 불안은 그렉시트(그렉시트의 유로존 탈퇴)에 대한 우려로 확산되면서 유로존의 존재마저 위협받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유럽 경제에 드리운 먹구름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공격적인 양적완화 정책에도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디플레이션 타개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유가 하락세로 이마저도 쉽지 않다. 7일(현지시간) 유럽통계청(유로스타트)는 유로존 19개국의 지난해 12월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0.2%를 기록, 디플레이션(경기침에 따른 물가하락)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로존을 둘러싼 비관론이 고조되면서 유로화 가치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로-달러 환율은 현재 1.19달러까지 떨어진 상태다.

경제난이 심각해지자 다문화ㆍ다양성에 대한 유럽 국민들의 관용의 폭도 좁아졌으며 급기야 ‘이슬람 혐오’ 심리가 확산하게 됐다. 무슬림의 반감에도 프랑스의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엡도’가 이슬람교 예언자인 무함마드를 부정적으로 묘사한 만평 등을 고집해온 것은 이를 수긍하거나 동조하는 독자층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프랑스 뉴스채널 i텔레 진행자 에릭 제무르는 베스트셀러 ‘프랑스의 자살’에서 좌파와 국가가 미국화·세계화·이민자·이슬람에 맞서 프랑스의 가치를 지키는데 무력하다고 공격했다. 그는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 “프랑스가 500만명의 무슬림을 추방하지 않으면 격변이나 내전에 빠질 것”이라고도 말했다.

특히 이날 프랑스 파리에 있는 샤를리 엡도 사무실 테러로 유럽 내 이슬람 혐오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저서 ‘프랑스 인티파다(봉기)’를 낸 앤드루 허시 교수는 뉴욕타임스에 “정치적으로 프랑스의 공식 좌파는 프랑스와 아랍세계간의 갈등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프랑스 일반 대중은 이를 감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무슬림이 전체 인구의 10% 수준인 6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될 만큼 이민자가 많다.

반이민 정서는 프랑스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독일 드레스덴에서는 지난 5일 ‘유럽의 이슬람화에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PEGIDA)’이라는 단체가 주도한 반이슬람 시위에 사상 최대인 1만8000명이 참가했다.

이러한 유럽인들의 정서가 확산되면서 각국의 극우정당이 자연스럽게 힘을 받고 있다. 유럽의 극우정당들은 여러모로 성향이 다르긴 하지만 반이민을 표방하고 통합을 강조하는 유럽연합의 영향력이 약화되기를 바란다는 점에서는 일치한다고 독일의 정치 분석가 하이오 푼케는 말했다. 이들은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처럼 민족주의적인 노선을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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