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거가 외면하는 K리그…“중동 가면 연봉 3배는 올라”

입력 2015-01-08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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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만한 K리그 선수들이 줄줄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2014 시즌 전북 현대의 K리그 클래식 우승을 이끌었던 김남일(38)은 일본 프로 2부리그의 교토상가로 이적했다. FC 서울 주축 수비수 김주영(27)은 중국 상하이 둥야로 떠났다. 앞서 지난해 6월에는 포항 스틸러스의 에이스 이명주(24)가 아랍에미리트의 알 아인으로 이적했다. 9월 상주 상무에서 제대한 이근호(30)는 원 소속팀 울산으로 돌아가지 않고 카타르의 엘 자이시로 방향을 틀었다.

K리그에서 뛰다 해외로 이적한 선수(외국인 선수 포함)는 매년 증가추세다. 2012년 65명, 2013년 76명을 기록하더니 지난해 80명을 넘어섰다. 특히 해외로 나가는 한국인 선수는 2012년 25명에서 2014년 61명으로 크게 늘었다.

빠져나가는 스타 선수는 많지만 돌아오는 선수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유는 돈이다. 선수 입장에서 해외 팀들이 제시하는 고액의 연봉을 거부하기는 쉽지 않다. 중국과 중동의 구단들은 지갑을 통 크게 열며 K리그 선수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반면 K리그 구단들은 선수 영입이나 투자에 인색하다. 지난달 9일 열렸던 K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지명된 선수는 1명(아주대 허재녕)뿐이었다. 1라운드 지명 신인에게는 연봉 5000만원을 보장해줘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어린 유망주들도 K리그보다는 해외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2015 신인드래프트에서 포항에 우선 지명된 황희찬(19)은 포항과 계약서를 쓰지 않고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로 이적해 논란을 빚었다. 2013년 제주에 자유계약으로 영입된 류승우(22)는 입단만 한 채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으로 임대됐다가 최근 완전히 이적했다. 백승호(18), 이승우(17), 장결희(17) 등은 10대 초중반부터 해외로 건너가 현재 스페인 바르셀로나 유소년팀에서 뛰고 있다.

한 축구계 인사는 “K리그 선수들이 중동에 가면 연봉이 3배는 뛴다”며 “선수 투자에 대한 구단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다면 좋은 선수들과 어린 유망주들은 계속 떠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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