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한국시장 더 이상 매력 없다"

입력 2006-11-0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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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정상화의 기회·선진국지수편입 필요

국내시장에서의 외국인 비중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외국인이 본격적인 매도기조를 보인 지난 4월 25일부터 1일 현재까지 외국인은 총 14조200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 10일부터 19일째 지속되고 있는 외국인의 IT주에 대한 매도 공세는 시장의 가장 큰 '우려'로 지목되고 있다.

IT비중이 높은 국내시장에서 현재처럼 외국인의 IT매도가 지속된다면 국내시장의 대내외 여건이 긍정적일지라도 탄력적인 반등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것이 시장의 의견이다.

현재 외국인들은 IT업종 외에도 은행, 운수장비, 제조업, 증권 업종 등에 대해 매도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한국시장의 비중을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한국시장이 외국인들에게 더 이상 매력적인 시장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즉, 외국인에게 한국은 이머징마켓(자본시장 부문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시장)에 속해는 있지만 이머징마켓이 아니라는 것이다.

안선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의 국내시장에서의 매매는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보인다"며 "그만큼 한국시장에서의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뜻이다"고 분석했다.

즉, 이머징마켓 내의 인도, 중국, 러시아 등에서의 외국인 비중이 커지고 있는 반면 한국시장은 줄어들고 있어 포트폴리오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승한 CJ투자증권 연구위원도 "이머징마켓이란 위험은 있지만 고수익이 보장되는 시장"이라며 "현재 이머징마켓에 속해 있는 국내시장은 그런 메리트가 사라져 브릭스 국가들로 외국인의 자금이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대열 대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시장 가운데 한국에서 외국인 비중은 많이 높다"며 "비중 축소는 앞으로도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해말 국제금융센터의 분석결과 아시아시장의 외국인 비중이 일본 23.7%, 대만 31.9%, 태국 31%인 반면 국내시장의 외국인 비중은 44%에서 올해 8월 37.7%까지 축소됐다. 그러나 향후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비중 축소는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다.

시장에서는 외국인의 매도세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내시장에 뭔가 특별한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안선영 연구원은 "지난 2, 3분기에 비해 외국인의 매도 강도가 약화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다"면서도 "그러나 장기적으로 선진국지수편입 등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승한 연구위원도 "국내시장이 고수익이라는 메리트는 잃었지만 안정성이라는 메리트를 얻었다"며 "한국지수의 선진국지수편입이 필요한 때"라고 설명했다.

외국인의 비중 축소가 오히려 기관들의 비중 확대로 이어져 시장 흐름이 정상화 돼 가는 과정으로 보인다는 분석도 있다.

김대열 연구원은 "한국시장에서 국내 기관은 워낙 낮은 비중을 보여 왔다"며 "그러나 연기금이 내년 투자한도를 17조원까지 확대하는 등 국내 기관이 비중을 확대할 계획인 만큼 외국인의 비중 축소는 국내 기관들의 비중 확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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