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36%·北美 13%·中 10% ‘쑥’… 러시아 -38%·브라질 -14% ‘뚝’
증시 전문가들은 새해 유망펀드로 해외 주식형 펀드를 꼽는다. 국내 증시가 글로벌 증시와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을 벗어나지 못한 채 박스권에 갇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2014년 국내 펀드 시장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해외 주식형 펀드 시장은 눈에 띄는 성과를 기록했다.
다만 해외 주식형 펀드 중에서도 지역별, 섹터별 편차는 심했다. 인도, 미국 펀드와 헬스케어주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고공행진한 반면 브라질펀드, 러시아펀드와 기초소재섹터펀드 등은 마이너스로 한 해를 마감했다.
◇인도 미국ㆍ헬스케어주 ‘고공질주’ VS 러시아ㆍ기초소재섹터 ‘급락’ = 6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작년 12월 29일 기준 해외 주식형 펀드는 연초 이후 5.30% 수익률을 기록했다. 코스피지수가 지난 한 해 3.14% 빠졌고 국내 주식형 펀드가 -4.72% 수익률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인 성과다.
다만 지역, 섹터별 수익률은 엇갈렸다.
우선 지역별로는 인도주식펀드가 36.14%로 가장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인도 센섹스지수가 지난 2012년 이후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가운데 국제유가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인도 경제를 짓눌러 온 인플레이션 압박으로부터 다소 숨통을 틀 수 있었기 때문이다. 북미펀드도 13.50% 수익률을, 중국펀드는 9.93% 수익률을 각각 기록했다.
반면 인도, 중국과 같은 신흥국으로 묶이면서도 브라질펀드와 러시아펀드의 수익은 초라했다. 강달러에 따른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브라질펀드가 -13.96%로 고꾸라졌고 루블화 가치 폭락과 서방 제재로 경제위기에 직면한 러시아펀드 수익률은 -38%로 내려앉았다.
섹터별로도 성과 차이는 뚜렷했다. 우선 글로벌 헬스케어펀드는 수익률 35.19%로 해외 주식형 평균 수익률을 웃도는 성과를 냈다. 헬스케어주는 지난해 미국 나스닥 바이오테크 종목의 ‘밸류에이션에 거품이 끼어 있다’는 내용이 옐런 연준 의장의 의회보고서에 포함돼 있다고 알려지면서 바이오테크지수가 추락했다. 하지만 신흥국 경제 성장 및 고령화 추세를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 바이오테크의 미래는 밝다는 전망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반면 기초소재섹터펀드는 -18.36%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유가 약세에 에너지섹터(-6.78%)펀드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글로벌 배당ㆍ컨슈머 펀드에 자금 몰려 = 지난해 해외 주식형 펀드 중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펀드는 ‘슈로더유로자A(주식)종류A’다. 작년 한 해 동안 1192억원이 순유입됐다. 연초 이후 8월까지는 6월을 제외하고는 순유입됐으나 9월 이후 계속해서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 같은 현상은 유럽 펀드들이 유로존의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진 8월까지는 시중 자금을 끌어모았으나 그리스 사태 등으로 리스크가 확대됐고 유로존 중앙은행의 경기부양책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재간접펀드인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자(주식-재간접)종류A’도 연초 이후 1081억원이 들어왔다. 국내 배당주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보다 높은 확정 배당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해외 배당상품에도 관심이 쏠렸다. 해당 펀드는 1월부터 4월까지 매달 순유입를 이어가다 5월 순유출세로 돌아섰고 6월부터 유입규모가 급격히 확대됐다. 다만 11월에는 206억원이 빠져나갔다.
경기회복 기대감에 해외 필수 소비재 관련 펀드에도 자금 유입이 활발했다. 미래에셋아시아그레이트컨슈머자1(주식-재간접)종류A에도 연초 이후 927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작년 6월 설정된 삼성중국본토중소형FOCUS자H[주식]_A는 751억원을 끌어모으는 등 중국 본토 펀드도 투자자들의 관심에 급격히 몸집을 불렸다.
반면 작년 자금유출이 많았던 펀드는 중국펀드다. 단일 펀드로 가장 유출이 많았던 신한BNPP봉쥬르차이나2[주식](종류A)는 작년 5607억원이 빠져나갔다.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1(주식)종류A에서도 3000억원이 넘는 돈이 유출됐다. 이 같은 현상은 중국펀드의 높은 수익률에 기인한다. 2007년 중국펀드 열풍 시절 들어왔다 여태 자금을 회수하지 못했던 투자자들이 중국펀드 수익률이 좋아지자 차익 실현 차원의 환매가 대량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