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63.3% "지적재산권 분쟁으로 피해봤다"

입력 2006-11-02 11:15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지적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대기업 10곳 중 6곳이 지적재산권 분쟁으로 경제적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드러나 최근 강화되고 있는 지재권 보호추세가 실제 경영현실에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일 지적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는 수도권 소재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지적재산권 관련 기업 애로요인’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체의 21.0%가 “지재권 관련 분쟁으로 경제적 피해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63.3%)의 피해경험이 중소기업(13.8%)에 비해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나 원천기술 확보 등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들은 1년에 평균적으로 1.9건(대기업 2.9건, 중소기업 1.2건)의 분쟁이 발생한다고 응답했다. 지재권 분쟁이 소송이나 협상으로 인해 통상적으로 몇 년간 지속된다는 사실에 비춰보면 동시에 몇 건의 분쟁에 휘말린 기업들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지재권 분쟁으로 인한 피해규모는 ‘1억미만’이라고 응답한 업체가 45.1%로 가장 많았으며 ‘1~5억’(28.2%), ‘5~10억’(14.1%)의 순이었다. ‘10억이상’의 피해를 경험한 기업들도 12.6%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지재권 분쟁을 어떻게 해결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소송판결’(48.7%)이라는 응답한 기업이 ‘양자 화해’(21.6%)나 ‘라이센스계약 체결’(18.9%)보다 2배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 분쟁의 장기화나 비용부담 증대의 주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로열티를 지불한 기업(13.3%)이 수입을 올린 기업(9.2%)보다 약 4% 포인트 많은 것으로 나타났고, 대기업의 42.9%가 “로열티를 지불한 경험이 있다”고 답해 외부 기술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로열티 지출도 수입보다 큰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응답기업의 13.4%는 매출액 대비 3%이상의 고액로열티를 지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열티 지출현황을 세부업종별로 분석해보면, 고부가가치산업인 영상음향통신업종(35.9%)과 석유화학업종(20.6%)에서 로열티 지출경험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유명 패션브랜드에 대한 로열티가 많은 섬유업종(20.4%)이 그 뒤를 이었다.

업종특성에 따라 로열티 지출국가도 차이를 보였는데, 영상음향통신과 컴퓨터전자업종은 로열티 지출의 절반이 미국(50.0%)에 몰렸고, 석유화학은 일본(62.5%), 섬유는 유럽(46.2%)에 집중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로열티 수입을 거둔 기업들은 국내(51.2%)나 중국(17.1%)에서 벌어들인 반면 로열티 지출의 대부분은 미국(31.6%), 일본(29.8%), 유럽(17.5%) 등으로 새어나가고 있었다.

아울러 국내 제조업 5곳 중 1곳은 지재권 획득하는 과정에서 중도에 포기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지재권 획득을 포기한 이유로 ‘짝퉁이나 불법복제품으로 인해 지재권의 의미 상실’(37.2%)을 가장 많이 꼽아 지적재산에 대한 권리보호에 애로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지재권 관련 애로사항을 해소하고 활용도를 제고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로 ‘수수료, 유지비 등 비용부담 경감’(21.0%)과 ‘DB구축, 전산화 등 지재권 시장 활성화’(20.7%)를 지목했다.

지재권 획득에 소요되는 ‘행정처리기간 단축’(15.1%), ‘중소·영세기업에 대한 지원’(14.8%), ‘전문인력의 교육훈련 지원’(11.5%), ‘지재권 출원시 기밀보호 대책’(8.3%), ‘지재권 침해의 관리·처벌 강화’(8.3%) 등도 시급한 과제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우리 기업들이 핵심 원천기술을 보유하지 못해 수출을 통해 벌어들인 외화가 손쉽게 해외로 흘러나가는 경향이 있다”면서 “기술, 디자인, 마케팅 능력 개발을 위한 R&D투자 확대를 통해 기업들이 고품질의 지적재산을 보유할 수 있도록 정책적 뒷받침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