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투자 예측연기금 주식비중글로벌 통화정책 호재상반기 위험 회피로 박스권… ‘상저하고’수출관련 대형주 ‘확대’ 제조업은 ‘축소’
국내 자본시장을 주름 잡는 대표적인 큰손인 운용사 CIO(주식운용 총괄)들은 2015년 장세 예측을 ‘상저하고’형으로 진단하며 미국 금리 인상을 가장 큰 악재로 여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본지가 한국운용, 삼성, KB, 신영, 에셋플러스, 하이, 신한BNPP, 하나UBS 등 국내 대표 운용사 9곳의 CIO들을 직접 설문조사한 결과, CIO들은 유가하락과 기업들의 배당성향 증가, 연기금 주식비중, 글로벌 통화정책 변화 등을 호재로 꼽았다. 또 유망 섹터로는 원화약세 수혜주, 기업지배구조개선 수혜업종과 배당관련 종목들을 추천했다.
◇2015년 변동성 크지만 하반기부터 강세… ‘상저하고형’ 증시 = CIO들은 2015년 장세를 전반적으로 변동성이 크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분위기가 호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일 한국투신 운용총괄 전무는 “기업이익 환경은 전반적으로 개선되겠지만 2015년 상반기에는 유가하락으로 인한 위험회피 심리 강화로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미국의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 및 중국 경기 부진 탈출에 대한 기대감이 교차하면서 한 차례 조정국면이 예상되지만 전반적으로 완만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석원 하이운용 주식운용본부장도 “내년 상반기에는 유가하락과 유럽 QE, 미국 경제 견조함에 비해 미국 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신흥국 위기 가능성이 혼재돼 박스권이 예상된다”면서 “그러나 하반기에 진입할수록 선진국 경제성장률에 따른 수혜효과와 미국 금리인상 선반영 등으로 증시 상승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삼성자산운용도 2015년 증시 전망과 관련, 변동성이 높지만 하반기부터 상승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견해를 내비쳤다.
박희운 삼성자산운용 리서치 총괄 상무는 “상반기 초엔 ECB 등의 통화정책, 원 달러 환율의 기저효과 등으로 상승 후 2분기 이후부터 미국 금리인상 우려로 조정이 예상된다”며 “하반기에는 글로벌 자산가격 변동성 확대로 조정 후 재차 실물 경기를 반영한 상승 국면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배당지배구조테마 주목… 저평가 금융화학업종도 비중↑= 유망 섹터 전략과 그에 따른 운용 전략으로는 구조적 저금리 국면을 맞아 한국 기업들의 높아지는 배당 성향에 주목해 배당 매력이 높은 기업, 우선주, 지주회사 등에 대한 호평도 줄을 이었다.
2014년 대표 주식형펀드 성과가 크게 호전된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맞물려 재평가가 기대되는 지주회사 △금리 하향 기조와 기업 배당성향에 따른 배당주 △100세 시대 고령화에 진입하면서 주목받는 헬스케어 △자산관리 중심의 증권업종에 주목하라고 강조했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최광욱 주식운용본부장은 “한국기업들의 향후 배당성향 증가에 주목해 배당 매력이 높은 기업, 우선주, 지주회사 등에 비중을 늘리고 이익의 안정성이 우수한 제약주 및 자산관리 증권업종의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며 “반면 중국 및 일본과 경쟁구도가 심화 중인 제조업 비중은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KB자산운용도 기업지배 구조 개선업종과 배당성향 증가가 기대되는 수혜업종을 주목할 것을 당부했다. 유망 섹터로는 자동차, IT, 금융업종을 추천했다.
송성엽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2015년 운용전략과 관련, “수출 관련 대형주 중심으로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며 “내수주는 추가적 금리인하 가능성이 없어질 경우 보험주 등 배당확대 가능성이 높은 업종도 비중확대를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하나UBS자산운용은 자동차, 금융, 화학을 유망섹터로 추천하고, 테마 측면에서는 배당과 지배구조, 중국 수혜주에도 주목하라고 강조했다.
김영기 하나UBS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내년에도 배당, 중국 관련 소비주의 강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여 올해처럼 배당 및 중국 관련 내수주 비중을 늘릴 생각”이라며 “또 올해 부진했던 금융업종, 화학업종 및 자동차 업종 등에 대해서도 저평가 메리트 및 내년도 이익 성장 등을 감안해 비중을 상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5년 추천펀드 “배당우량업종 투자 주식형기업지배구조 펀드 담아라” = 각 운용사 CIO들은 2015년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유망펀드 추천을 묻자 1등 업종에 투자하는 대표주식형 펀드와 안정적인 배당 매력이 돋보이는 배당주, 가치주 펀드를 1순위로 꼽았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가치형, 배당형 펀드들은 시황에 편승하지 않는 꾸준한 투자전략을 지닌 펀드들”이라며 “기본적으로 투자 포트폴리오에 이들 펀드를 편입하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신영자산운용의 경우 대표펀드인 ‘마라톤 펀드’와 ‘밸류고배당펀드’를 유망 펀드로 꼽았다.
허 부사장은 “마라톤펀드는 시황에 휘둘리지 않고 중장기적 안목에서 지금 주가가 충분히 매력적인 우량기업을 선별해 투자한다”며 “밸류고배당 펀드는 배당 수익에 중점을 두고 안정적 우량주에 투자하는 펀드인데, 저금리 환경이 쉽사리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므로 안정적 자산 증식 대안으로 알맞다”고 설명했다.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은 불확실성이 높은 경제환경을 감안, 해당 업종 내에서 구조적 성장이 가능한 최고의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성장형 펀드를 대안으로 삼았다.
남동우 이스트스프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펀드 투자는 단순한 재테크가 아니라 내 가족의 미래와 노후의 행복을 함께할 장기 파트너를 고르는 일”이라며 “펀드 선택시 지난 3년에서 5년간 어떤 성적을 보였는지, 펀드의 운용역은 그래도 유지되며 펀드 운용에 그 철학이 그대로 발휘되고 있는지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 밖에 기업지배 구조 펀드 같은 테마형 펀드에도 일정 부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김영찬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대체자산(채권부동산) 대비 주식의 비교 우위는 장기간 지속될 전망이므로 적당한 주식 비중 유지가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2015년 말로 지주사 전환에 대한 세제혜택 등 각종 인센티브 일몰로 기업지배구조 재편 가속화가 예상되는 기업지배구조 펀드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경아 기자 ka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