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통화정책 영향 크게 받을 것…“한국, 엔화약세 및 중국견제 심화로 수출경쟁력 약화”
아시아지역 통화가 내년에 급격한 변화를 겪을 수 있다고 미국경제방송 CNBC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 글로벌 경제가 예측불허로 흘러가는 만큼 아시아지역 통화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은 보고서를 통해 “내년에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아시아지역 중앙은행들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역행할 수 있다”며 “미국 경제의 성장 모멘텀은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아시아 일부 지역은 자금 순환이 제대로 안되면서 성장률에 격차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CNBC가 최근 경제학자, 시장분석가, 펀드매니저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연준은 내년 7월 경에 금리를 인상한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반면 아시아 지역 중앙은행들은 반대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중국인민은행은 지난달에 1년 만기 예금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2.75%, 1년 만기 대출금리는 0.40%포인트 내린 5.60%로 각각 고시했다.
한국은행은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데 이어 내년 1분기에는 하향조정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일본은행(BOJ)은 경기부양을 위해 지난 10월말 시중 자금 공급량을 지금보다 최대 20조 엔 늘리는 금융완화 조치를 내렸다.
나아가 ANZ는 내년에 아시아통화 가치가 3% 가량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ANZ는 “미국의 통화정책에 따른 자금 유출로 아시아통화 가치 하락이 유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ANZ는 내년에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일 통화로 중국 위안화와 말레이시아 링깃화를 꼽았다. ANZ는 “중국당국이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보이고 있지만 무역수지흑자, 투자자 증가 등의 영향으로 위안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링깃화의 경우 최근 유가하락으로 시장참가자들이 과도하게 통화를 매도했다는 인식이 형성되면서 매수세가 일정부분 조성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ANZ는 원화를 내년 아시아 지역의 ‘최악의 통화’로 꼽았다. ANZ는 “한국 수출은 엔화약세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으며, 중국의 견제도 심화되고 있다”며 “엔화에 대한 원화의 실질실효율환율 수치가 최고치를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