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온라인·저가 전략 채택…아너 브랜드 판매 1년 만에 2000만대로 늘어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화웨이가 경쟁업체 샤오미의 온라인 판매전략을 구사하면서 판매를 크게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은 수익성에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화웨이는 자사 저가 모델인 아너(Honor) 브랜드의 스마트폰 판매를 1년 만에 100만대에서 2000만대로 끌어올렸다. 여기에는 최근 급부상하는 샤오미의 온라인 판매 전략을 따라한 것이 주요했다는 평가다. 샤오미는 저가 스마트폰 시장 공략과 함께 광고 없이 온라인 판매만 하는 마케팅 전략을 통해 돌풍을 일으켰다.
화웨이의 아너 브랜드를 총괄하는 제프 리우는 온라인 판매 전략으로의 변화는 가격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한다. 휴대폰 가격의 30%를 차지하는 유통비용을 줄여 스마트폰의 가격 경쟁력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리우 대표는 지난주 베이징에서 아너6플러스를 공개하는 자리에서 “전자상거래는 기존의 스마트폰 업계 유통 채널을 광범위하게 바꾸고 있다”면서 “우리도 그 방향에 합류해야 했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12월 저가 브랜드 아너를 내놨다. 스마트폰에 화웨이 로고를 과감히 지우고 마케팅이나 유통 모두 화웨이와는 별개로 진행하고 있다. 화웨이는 그간 단말기보다는 통신장비에 집중하고 저가보다는 프리미엄 브랜드 ‘어센드’에 중점을 뒀다. 그러나 후발주자인 샤오미가 저가 브랜드로 글로벌 시장에서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자, 아너 브랜드를 중심으로 온라인 판매 등 저가 전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평가다.
아너 브랜드는 현재 중국 유명 전자상거래 업체 JD.com과 인도의 플립카트를 통해 벨기에, 브라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나라에 판매되고 있다. 아너는 회사의 올해 판매 목표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집계한 3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 화웨이가 샤오미를 제치고 당당히 세계 3위를 차지할 수 있던 것도 아너 브랜드 판매 덕분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출혈에 가까운 가격경쟁 전략은 자칫 수익률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 10월 보고서를 통해 샤오미의 계속된 성공과 공격적인 가격경쟁은 중기적으로 삼성과 애플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스마트폰업체의 수익성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샤오미의 지난해 수익률은 1.8%에 그쳤지만, 삼성은 18.7%에 달했다. 화웨이도 모르는 것은 아니다. 리우 대표는 “아너로는 돈을 벌지 못한다. 오히려 손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회사는 아너로 해외시장의 이목을 끌고 어센드로 프리미엄 제품을 찾는 고객까지 포섭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