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발 금융위기 속 정부가 내부 회의를 소집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17일 금융당국 안팎에선 현재 진행되고 있는 러시아발 금융위기를 매우 이례적인 상황으로 보고 러시아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하며 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당국은 대 러시아 수출 품목인 자동차와 전자 업종, 저유가에 따른 정유·화학 업종에 부정적인 영향이 커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다만 이날 고승범 사무처장 주재로 국내금융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러시아발 악재가 국내 시장 불안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내부 결론을 도출했다.
기재부 또한 인도네시아와 터키 등에 신흥국의 위기 전이 가능성을 타진하며 러시아발 시장 불안의 여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재부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마무리되는 되는 대로 내부회의를 소집, 전반적인 시장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한국의 대 러시아 교역규모는 2%가량, 금융기관의 대 러시아 익스포져도 1.5% 정도로 정부는 추정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국내 금융기관의 러시아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13억6000만달러(한화 약 1조4704억원)인 것으로 집계했다. 러시아를 포함한 주요 신흥 12개국의 익스포저 총액은 113억3천만달러(약 12조4000억원)에 달했다.
금감원은 "일단 국내 금융사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지만 앞으로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 또한 이날 오전 러시아발(發) 국제금융시장 불안의 영향을 점검하기 위한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열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한은 본관에서 열린 2014년도 대외 포상 시상식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발 금융불안이) 우리 경제에 미칠 직접적 효과는 크지 않지만, 다른 경로를 통해서 오는 파급 효과를 점검해보고 있다"며 "필요할 경우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러시아발 시장 불안이 확산할 경우 기재부와 금융위·금감원, 한국은행, 국제금융센터 등이 참가하는 금융상황점검회의나 거시경제점검회의 등을 소집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국내 금융시장은 이날 비교적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79포인트(-0.21%) 내린 1,900.16에 거래를 마치면서 1900선에 간신히 턱걸이 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8.2원 오른 달러당 1094.9원에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