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경제포럼] 일자리 창출의 寶庫, 서비스산업

입력 2014-12-17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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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림 새누리당 의원

전 세계의 상품 교역액이 2000년 13조 달러에서 2012년 37조 달러로 연평균 9%씩 증가한 데 반해, 서비스 교역액은 2000년 3조 달러에서 2012년 8조5000억 달러로 연평균 9.2% 증가해 서비스 교역액 증가율이 상품 교역액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서비스산업이 세계 성장을 견인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서비스산업은 이미 양적 측면에서 경제의 3분의 2 정도를 차지하는 부분으로 성장했다. 전체 일자리의 70%, GDP의 60%가 서비스산업에서 창출되고 있으며 1990년대 이후 대부분의 새로운 일자리는 서비스산업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10억원어치의 재화를 생산할 때 만들어지는 일자리 수(고용유발계수)도 제조업은 6.3명이지만 서비스업은 10.8명이다. 2000년 이후 제조업이 1% 성장할 때 고용은 0.1% 감소했으나, 서비스업은 1% 성장할 때마다 고용이 0.6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일자리 창출에서 서비스산업을 빼놓고는 생각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하지만 서비스산업의 품질은 더 이상 혁신을 늦출 수 없을 만큼 안타까운 수준이다. 서비스업의 노동생산성은 2011년 기준 제조업의 46%에 불과하며, 국제적으로도 OECD 34개 국가 중 21위로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제조업에서 퇴직한 인력이 도소매, 음식숙박업 등 자영업으로 이동해 과잉경쟁을 하고 있는 반면, 성장잠재력이 큰 보건·의료·교육·전문직 자격사 등은 높은 진입장벽을 넘지 못하고 고부가가치화 노력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은 특히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제격인 산업이다. 인터넷 기업 야후는 ‘섬리(Summly)’라는 모바일 앱을 330억원에 구입해 화제가 되었는데 앱 개발자는 놀랍게도 영국의 17세 소년 닉이었다.

멀티 터치스크린과 같은 IT기술을 교육과 융합해 스마트스쿨 서비스사업을 선도하며 몽골, 사우디까지 스마트스쿨 시스템을 수출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는 국내 한 사업체의 대표이사도 20대의 청년 사업가로 알려져 있다.

서비스산업은 지역경제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전남 순천만은 관광객들에게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230만㎡에 이르는 거대한 갈대밭을 가로지르는 나무데크를 설치하고, 두루미 서식에 방해가 되는 전봇대를 지상에서 제거했다. 먼발치에서 자연을 감상하는 데 익숙했던 사람들은 전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흑두루미 수백 마리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장관에 열광했고 연간 10만명 수준에 불과했던 관광객이 지금은 연간 300만명에 육박하게 된 것이다.

다행히도 우리나라의 서비스산업은 발전 잠재력이 충분하다. 우수한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비행거리 2시간 이내에 인구 100만 이상의 도시가 41개에 달하는 등 잠재력이 큰 거대시장과 인접해 있는 지정학적 이점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12월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안에 대한 공청회가 개최됐다. 법안이 제출된 지 2년 6개월 만에 사실상 첫 심의가 시작된 것이다. 필자가 여러번 강조한 규제개혁이 경제혁신의 걸림돌을 제거하는 일이라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경제혁신을 지원하고 진흥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택상주(麗澤相注)’라는 말이 있다. ‘두 개의 연못이 맞닿아 서로 물을 댄다’는 뜻이다. ‘두 연못이 이어져 있으면 서로 물을 대주어 어느 한 쪽만 마르는 일이 없고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제조업과 서비스산업도 서로 이어지고 융합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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