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전쟁에 흔들리는 글로벌 경제] 중국, 석유선물 도입…유가 하락 틈타 영향력 확대 노려

입력 2014-12-16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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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석유 트레이드·결제 플랫폼 구축할 것”…아시아 석유시장 가늠 지표로 작용할 수도

▲중국이 석유선물 도입 의사를 밝히는 등 글로벌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나섰다고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사진은 중국 산둥성의 한 유전 전경. 블룸버그

유가 하락의 최대 수혜국 중 하나로 꼽히는 중국이 글로벌시장에서 더 보폭을 넓히고 있다.

세계 최대 석유수입국인 중국이 석유선물 계약을 도입한다고 1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는 이날 웹사이트 성명에서 이 같은 계획을 공개하고 “우리는 글로벌 석유 트레이드 및 결제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CSRC는 구체적인 선물 시행 날짜를 밝히지는 않았다.

석유선물 도입은 외국인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것과 동시에 시장에서 더 큰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려는 행보라고 FT는 풀이했다. 성명은 “석유선물은 중국 선물시장을 세계에 개방하는 중요한 노력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중국 선물시장은 세계 원자재에 미치는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맥쿼리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최대 금속 소비국이기 때문에 상하이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금속 물량은 런던금속거래소(LME)와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를 합친 것과 맞먹는다.

지난해 11월 상하이자유무역시험구 내 문을 연 상하이국제에너지거래공사가 석유선물을 운영한다.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중국 석유선물은 중국으로 실질적으로 운송되는 석유를 기준으로 하며 가격은 중동의 대표적 원유인 오만유를 기반으로 설정될 전망이다.

윌리엄 버크셔 아고라파트너스 매니징디렉터는 “우리는 런던과 뉴욕에서 멀리 떨어진 곳(중국)에서 새로운 석유 거래 유동성의 장이 발전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특히 중국은 석유 수요의 절반 이상을 중동에서 충당하기 때문에 이런 플랫폼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콜린 해밀턴 맥쿼리 애널리스트는 “이미 글로벌 석유선물시장은 규모가 크고 유동성이 풍부하기 때문에 금속만큼 중국이 영향력을 가질 수는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아시아는 글로벌 석유수요가 가장 확대되는 지역이기 때문에 중국 선물은 이 지역 시장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석유선물시장 발전 여부는 정부가 얼마나 석유수입 통제를 완화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현재 중국 국영 석유업체인 페트로차이나와 시노펙,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 등이 석유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8월 처음으로 민간석유업체인 광후이에너지에 원유 수입 라이선스를 부여해 시장 개방의 첫걸음을 내딛었다고 FT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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