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 이어지면 쿠데타 등 분열 일어날 가능성도 있어
유가 하락 여파에 나이지리아의 투자 매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고 9일(현지시간) CNBC가 보도했다.
올해 초 나이지리아는 프런티어 시장을 노리는 투자자들에게 그야말로 기회의 땅이었다. 그러나 최근 나이지리아는 유가 하락세에 ‘바람 앞의 등불 신세’가 됐다는 설명이다.
RBC캐피털은 지난주 보고서에서 “나이지리아는 지역ㆍ종교적 분열이 깊다”면서 “이러한 분열을 하나로 이어주는 것이 바로 원유에서 얻는 수입이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유가 하락세가 이어진다면 사회적 동요가 일어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나이지리아는 과거 저유가 시기 후원 자금이 바닥나면서 쿠테타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초 상당수의 유럽과 미국 기업들이 나이지리아를 프런티어시장 중에서 가장 우선순위로 삼는 등 앞다투어 투자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덕분에 나이지리아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제치고 올해 아프리카 최대 경제국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고 됐다. 투자자들도 나이지리아 경제성장 전망을 낙관했다. 풍부한 천연자원과 세계 7위에 해당하는 거대한 인구(약 1억7700만명), 아직 블루오션으로 남은 소비자 시장 등의 매력이 많다는 이유에서였다. 나이지리아 주식시장은 지난해 초부터 지금까지 55% 이상 올랐다.
그러나 유가가 내림세로 접어들면서 이야기는 달라졌다. 주가는 유가가 가파르게 하락하자 나이지리아 증시도 동반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올 여름까지만 해도 배럴당 115달러를 웃도는 선에서 거래됐으나 이날 66달러 선을 간신히 지켰다. 대다수의 전문가는 유가가 앞으로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나이지리아의 성장 가능성은 높이 평가됐지만 천연자원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는 항상 문제로 지적돼왔다. 바클레이스는 지난주 내놓은 보고서에서 “나이지리아 재정과 외화벌이에서 원유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는 유가 폭락세 이후 이 나라 경제를 매우 취약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바이클레이스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의 전체 수출액에서 원유와 천연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95%에 달하며 재정수익으로 따지면 70%를 담당한다. 유가가 1달러씩 떨어질 때마다 나이지리아의 연간 원유 매출액은 7억 달러가 증발하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때문에 내년도 올해 경상수지가 올해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
환율도 불안하다는 지적이다. 나이지리아의 통화 나이라는 현재 달러당 180나이라에서 거래되고 있으나 내년 나이라의 가치가 악화돼 달러ㆍ나이라 환율이 190나이라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