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대표 경제연구소 KDI·금융연 기준금리 두고 ‘팽팽’

입력 2014-12-0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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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경제연구소인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금융연구원(KIF)이 기준금리 추가 인하 문제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기준금리는 한국은행이 지난 8, 10월 두 차례 0.25% 포인트씩 하향조정해 사상 최저치인 연 2.0%로 내려왔다. 그래서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은 가라앉는 듯했으나 11월말부터 KDI가 디플레이션 우려를 제기하며 금리인하 주장을 선도하고 나섰다. 반면 금융연 대다수 연구위원들은 금리인하 신중론으로 맞서고 있다.

KDI는 지난달 25일 보고서를 통해 최근 한국도 일본과 유사한 형태의 디플레이션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며 추가 금리인하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3일에는 김준경 KDI 원장이 한 행사에서 “한은에 미안하지만 한마디 하겠다. 현재는 수요가 너무 부진해 선제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한 때다”며 금리를 시급히 내려야 한다는 KDI 입장에 쐐기를 박았다.

KDI는 경기침체보다는 저물가에 중점을 두고 금리인하론을 펴고 있다. 김성태 KDI 연구위원은 “현 3%대 성장률이란 경기보다는 저물가가 지속돼 디플레이션이 발생, 자산 가격이 폭락하는 사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것”이라며 “빚내 산 3억원짜리 아파트가 디플레이션으로 2억, 1억원으로 떨어져 미치는 파급효과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계빚 증가과 자산유출 우려가 금리인하 반대 근거로 제기되고 있는데, 자산과 달리 부채는 빌린 금액이 크게 변하는 것이 아니며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자본유출 우려는 매우 낮다”고 반박했다.

지난 8월 정도까지만 해도 금리인하에 우호적이었던 금융연은 최근에는 반대 기류가 짙다. 장민 금융연 연구조정실장은 “경제가 위기도 아니고 망가지고 있는 것도 아닌데 왜 당장 금리를 내리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디플레이션 우려를 제기한 것은 성급한 면이 있으며 최근 단행한 금리인하 효과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종규 금융연 선임연구위원은 “금리를 내리면 물가가 오를지 의문이다”며 “금리를 추가로 내리면 가계빚 증가, 노년층 이자소득 감소로 인한 소득분배 악화 등 부작용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임진 금융연 연구위원도 “현 상황에서 금리인하는 효과가 제한적이다”며 “지금의 저성장은 재정·통화정책이 충분히 완화적이지 않아서가 아니라 규제개혁 등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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