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된 저출산 고령화 대책…대통령 직속 위원회 있으나마나

입력 2014-12-05 09:20수정 2014-12-05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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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박근혜 정부 출범후 서면심의안만 2회가 고작주무부처 복지부 싱글세, 국민연금 기금 투자 대책 모색 등 논란 소지 만들어

박근혜 정부에서 야심 차게 추진했던 저출산고령화 대책이 시작도 하기 전에 좌초 위기에 놓였다.

5일 관련부처에 따르면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의 위원장인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후 위원회를 소집을 단 한차례도 하지 않았다. 대통령 직속 위원회의 민관 합동 정부기구임에도 인터넷 홈페이지조차 없는 등 방치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현재 이 정책을 담당해야 하는 보건복지부 인구정책과장 자리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운영지원단장 자리가 공석인 상태라 사실상 현 정부가 저출산고령사회 대책 마련에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등 우려를 낳고 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지난 2005년 노무현 정부 시절 저출산 고령화 현상에 대해 종합적으로 대응하고자 마련됐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보건복지부 소속으로 격하된 데 이어 2012년 5월 다시 대통령 직속으로 돌아왔지만 사실상 이렇다 할 활동이 없었다. 이 위원회가 열린 것은 박근혜 정부 인수위원회 시절인 지난해 1월 딱 한 차례뿐이었으며 현 정부 출범 이후에는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 상 의무적으로 진행해야 할 세부지침 처리를 위해 서면 심의만 두 차례 있었던 게 전부다.

정부 차원에서 지원도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원회를 지원해야 할 복지부 저출산고령지원단은 사실상 유명무실에 가깝다. 현재 단장은 공석이고, 사무관 1명, 주무관 1명, 계약직 직원 1명 등이 업무를 맡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 위원회에 올해 책정된 예산은 1억2000가량으로 인건비7000만원과 연구용역비 5000만원 등에 전부 쓰인다. 여기에 최근 인구정책과장 자리도 공석이 되면서 사실상 저출산고령화 대책을 맡아 하는 공무원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주무부처인 복지부는 물론,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등 무려 14개 부처가 이 대책에 관여하지만 컨트롤타워가 없어 부처별로 협업도 거의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상황이 심각하지만 주무부처인 복지부는 싱글세, 국민연금 기금투자 방식 등의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을 더 부추겨 비난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복지부의 한 고위관계자가 저출산 대책의 하나로 미혼 남녀에게 세금을 물어야 한다는 내용의 싱글세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여기에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고자 국민연금기금의 임대주택 투자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부가 더이상 저출산, 고령화 대책을 간과하지 말고 확실한 대책을 내놓으라고 주문했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저출산 고령화문제에 종합적으로 대응하려면 전문연구기관을 설립해 보다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연구를 기반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며 “정부가 나서 양질의 시간선택제 일자리, 보육시설 확대 등으로 여성이 경력 단절을 겪지 않고 육아와 일을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도 “더이상 정부가 미온적 태도를 보이면 안 된다. 여성의 출산율과 경제활동 참가율 모두를 높이려면 보육 문제를 국가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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