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매각 딜레마…몸값 낮추기냐, 소수지분 흥행이냐

입력 2014-11-20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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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입찰 마감을 일주일여 앞두고 정부가 딜레마에 빠졌다. 우리금융과 합병하고 재상장한 우리은행 주가 때문이다.

유력 인수 후보인 교보생명 참여 유보와 안방보험 불참 가능성 속에서 경영권 매각 기대를 낮추고 주가 부양 카드를 꺼내야할지 고민이 크다.

20일 우리은행은 전거래일 대비 1700원 떨어진 1만14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일 하한가에 이어 이날도 급락세를 이어가면서 우리은행 주가는 이틀만에 합병가액 대비 33.24%나 떨어졌다.

현재 정부는 '30%+경영권'을 경영권 지분으로 분류해 매각하고 콜옵션이 포함된 나머지 소수 지분 26.97%은 희망 수량 경쟁입찰 방식으로 쪼개 팔고 있다.

일단 주가가 내리면 경영권 매각에는 도움이 된다. 몸값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유력 인수후보인 교보생명이 매각 참여를 유보한 이유 중 하나가 우리은행 주가 부담이다.

단순 지분가치만을 산정할 경우 교보생명은 우리은행을 인수하는데 2억3128억원을 지불해야한다. 지난 7월 말 우리금융 거래정지(종가 1만1900원)때인 2조4142억원과 비교하면 두달만에 1000억원이나 싸졌다.

만약 주가가 급락하지 않아 합병가액(1만7070원) 이상으로 올랐을 경우 매입가는 최소 3조4600억원을 넘어섰을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주가 급락은 소수지분 입찰에는 찬물이다. 주가가 하락하면 소수지분 투자자를 유인할 '당근책'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콜옵션의 가격산정은 입찰 마감 이틀 전(26일)을 기준으로 과거 1주일, 1개월, 2개월의 평균 주가를 산출하고 이를 다시 평균을 내 여기에 20%를 할증해 계산한다.

즉 다음주 우리은행 주가가 전일 종가인 1만1900원에 가까워 진다면 콜옵션이 크게 평가받기 힘들다는 얘기다. 정부가 주가 부양을 위해 배당 확대 등 주주 친화 정책을 활용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경영권 매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주가가 하락해 소수지분 흥행에 실패하면 공적자금 회수도 어려워진다"라며 "정부의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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