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국제 투자자 대상 설문조사…38%가 글로벌 경제 악화·지난 조사보다 두 배 이상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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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에 대한 전망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의 디플레이션 위기가 갈수록 커지고 있고 신흥시장도 활력을 잃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510명의 국제 투자자와 애널리스트, 트레이더 등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38%의 응답자가 ‘글로벌 경제가 악화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지난 7월 조사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고 유럽 경기침체 위기가 고조됐던 2012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라고 통신은 설명했다.
글로벌 경제가 나빠지고 있다고 답한 투자자들의 초점은 다시 유로존에 맞춰져 있다. 전체 응답자의 3분의 2 가까이가 ‘유럽 경제가 약해지고 있다’고 봤다. 특히 89%의 응답자는 유럽이 내년에 인플레이션보다는 디플레이션이나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하락) 상황에 놓일 것으로 내다봤다.
응답자들은 유럽중앙은행(ECB)과 각국 정부가 너무 정책운용을 빡빡하게 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와 앙겔라 메르켈을 신뢰하는 투자자들은 거의 없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유럽만이 글로벌 경제의 유일한 걱정거리는 아니었다. 응답자의 55%가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중국·인도) 등의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7월 조사에서 이 같은 응답은 36%였다.
전날 발표된 중국 경제지표는 시장 전망을 밑도는 부진을 보였다. 10월 산업생산 증가율이 7.7%로 전월(8.0%)과 같을 것이라던 전문가 예상을 밑돌았고 소매판매와 고정자산 투자 등도 기대에 못 미쳤다. 특히 산업생산 증가율은 지난 2009년 이후 두 번째로 낮았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세계 경제에서 유일하게 전망이 밝은 곳은 미국이다. 63%가 미국 경제가 개선되고 있다고 봤으며 49%는 미국시장이 내년 가장 좋은 투자수익률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했다.
브라이언 돌란 드라이브웰스닷컴 수석 시장 투자전략가는 “다른 주요 경제권과 비교해 미국은 가장 견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지난달 실업률은 5.8%로 6년래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비농업 고용은 9개월 연속 20만명을 웃돌았다.
그러나 미국도 디플레이션 우려에서 자유롭지는 못했다. 응답자 47%는 미국의 내년 가장 큰 리스크로 디플레이션 또는 디스인플레이션을 꼽았다. 이는 7월의 31%에서 높아진 것이다.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물가의 중요한 기준으로 간주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9월에 전년 동월 대비 1.4% 올랐다. 이는 29개월 연속 연준의 물가목표인 2%를 밑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