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FTA 타결]30개월 끌어온 협상…마침내 '종지부'

입력 2014-11-10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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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장 30개월을 끌어온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이 10일 마침내 타결 됐다. 마지막 협상이었던 14차 협상에서는 시작부터 타결 선언 때까지 5일간 양측의 팽팽한 긴장 속에 협상이 진행됐다.

한중 FTA는 6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14차 협상에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가오후청 상무부장이 양측의 수석대표로 나서면서 타결이 급물살을 탔다.

22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베이징 정상회의 기간에 열리는 한중 정상회담을 나흘 앞두고 있는데다가 지난 2012년 5월 1차 협상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양국 장관이 마주했기 때문이다.

이번 협상을 사흘 앞둔 지난 3일 우리 측 실무대표인 우태희 산업부 통상교섭실장은 “농산물시장 개방에 대해선 양보할 수 없다”며 중국을 압박했다.

FTA 협상 전 정부가 공개적으로 상대방에게 이같은 요구를 한 것을 매우 이례적인 일로 주목받았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7월 정상회담에서 한중 FTA 조기 타결에 대해 이미 의견을 모은 바 있다. 당시 중국 측은 이후 몇 차례에 걸쳐 우리 측에 APEC 베이징 정상회의 때 타결하자는 의사를 전했다.

그동안 13차례의 공식 협상을 통해 협정문에 들어갈 22개 장(章) 중에서 16개 장은 이미 타결이나 큰 이견이 없었지만 14차 협상에서 목표했던 일괄 타결은 난항이 계속됐다.

특히 상품과 원산지 기준 등의 분야에서 이견을 보였다. 양측은 2013년 9월 7차협상에서 협상 기본지침인 모델을 마련, 상품 분야에서 품목수 기준 90%, 수입액 기준 85%를 자유화(관세 철폐)하기로 합의했다.

 

우리나라가 미국, 유럽연합(EU), 호주 등 다른 나라와 맺은 FTA에서 100% 가까운 자유화 하는 것과 달리 중국과는 이보다 낮은 수준의 개방을 하는 것은 농수산물(한국)과 공산품(중국)에 대한 두 나라의 민감성을 반영한 것이었다.

 

우리 측은 1만2232개 품목 가운데 수출 주력 품목인 석유화학·기계·정보기술(IT)은 일반 품목군에, 기계·전기기기는 민감 품목군에 포함시켰다. 주요 농수산물과 중소기업 제품은 초민감 품목군 넣었다.

반면 중국은 농수산물을 조기 개방 품목에 넣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는 석유화학·IT 등은 초민감 품목군으로 분류하거나 조기 개방이 어렵다는 입장을 확실히 했다.

한국은 공산품의 조기 개방을, 중국은 높은 수준의 농수산물시장 개방을 중국에게 요구했다.

 

이번 APEC 정상회의 기간이 아니면 관심권에서 벗어나 타결의 기회를 잡기 어렵다고 판단한 양국은 통상장관 대면 이후 실무협상을 이어 나갔고 정회와 속개를 반복, 마침내 협상에 성공했다.

이에 쟁점 사항을 추려 한국은 일부 농수산물을 초민감 품목군에서 20년 이내 관세 철폐 대상으로 옮기고 중국은 일부 공산품의 개방 시기를 일부 당기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8일 오후 중국이 번복하며 기준 강화를 요구해 협상이 꼬이는 상황도 연출됐다. 원재료와 부품 비중이 큰 한국으로서는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수출품이 줄어들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로 받아들이고 밤샘 협상을 취소하는 등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결국 상대방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해 원하는 보호 품목은 가능한 한 인정해주는 방향으로 막바지 협상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회담을 4시간가량 앞둔 10일 오전 7시 윤상직 장관과 가오후청 상무부장이 만나 극적으로 최종 합의를 하고 두 나라 정상이 타결 선언을 하면서 30개월간 끌어온 협상은 결국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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