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JㆍECB 부양책, 강달러 유발할 듯…위안화 불확실성도 리스크
아시아 각국의 통화가 선진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이에 따른 강달러와 새롭게 떠오른 중국 위안화의 변동성 확대 리스크 등으로 내년에 가치가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미국 CNBC가 보도했다.
HSBC홀딩스는 전날 보고서에서 “중국 위안화마저 높은 변동성이라는 함정에 빠지기 쉬운 상황에서 내년에 아시아 각국 통화 중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고르기가 어렵다”며 “아시아 통화 대부분이 미국 달러화에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부 통화는 이미 유로화에 대해서도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31일 일본은행(BOJ)이 전격적으로 추가 경기부양책을 발표한 이후 많은 아시아 국가 통화가 힘든 한 주를 거치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싱가포르 달러화는 미국 달러화에 대해 한 주간 1.5%, 태국 바트화는 1.1% 각각 하락했다. 말레이시아 링깃화가 2.2% 떨어졌으며 인도네시아 루피아와가 0.7% 빠졌다.
HSBC는 “경상수지가 적절하게 균형잡힌 나라, 즉 중국과 한국 대만 싱가포르 등은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테이퍼링(자산매입의 점진적 축소)을 잘 견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며 “그러나 아시아 통화는 연준 만이 아니라 더 많은 선진국 중앙은행에 인질로 잡혔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점점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고 BOJ는 급부상했다”고 설명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전날 정례 통화정책회의를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더욱 공격적인 부양책을 펼칠 수 있다고 시사했다. 많은 전문가는 이것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국채 매입 등 미국식 양적완화일 것으로 보고 있다.
보고서는 “BOJ와 ECB가 초래한 진흙탕은 강달러를 더욱 부추길 것”이라며 “한국 원화와 싱가포르 달러화, 대만 달러화 등 비교적 견실한 통화도 이 역풍에서 빠져나갈 수 없다”고 비관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이 주춤하고 경기둔화가 아시아 전반으로 퍼진 상황에서 각국 지도자들이 자국 통화 약세를 되돌리려는 조치를 취할 것 같지는 않다”고 내다봤다.
한편 위안화에 대해서는 “모두가 알고 있지만 공공연하게 밝히기는 어려운 문제”라고 비유했다. 지금까지 위안화는 신중한 정책과 강력한 자금유입, 높은 금리와 지속되는 금융개혁으로 가치가 올랐지만 중국 정부는 한 방향으로만 위안화 가치가 움직이는 것을 달갑지 않아 한다는 것이다. 즉 위안화 가치 하락을 용인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