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완화 등 친기업적 정책 펼 듯...연준, 긴축 가속화로 달러 강세 가능성
미국 공화당의 중간선거 압승으로 주식시장과 달러가 동반 강세를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의 성장과 함께 규제 완화 등 공화당의 친기업적 정책이 맞물리면서 증시에 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공화당이 그동안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양적완화(QE) 정책에 부정적이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금리인상 등 긴축 고삐를 조이도록 압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이는 달러의 강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5일(현지시간) 중간집계에 따르면, 공화당은 전체 100석인 상원에서 과반이 넘는 최소 52석을 확보했다. 민주당은 45석을 얻는데 그쳤다.
전체 435석인 하원에서도 공화당은 과반이 넘는 242석을 차지해, 다수당의 지위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공화당은 지난 2006년 공화당 소속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집권 2기 시절 민주당이 양원을 장악한 이후 8년 만에 여소야대 정국을 이끌게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65년 동안 중간선거가 열린 해의 4분기에 S&P500지수가 평균 8% 상승했다면서 올해도 증시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베로니카 페츨러너 채널아일랜드 매니저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공화당이 친기업적이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시장이 이번 선거 결과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은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경제전문방송 CNBC 역시 통계를 고려할 때 주요 지수가 오를 가능성에 주목했다. 샘 스토발 S&P캐피털IQ 투자전략가는 “1945년 이후 민주당 소속 대통령 집권 시기에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하면 S&P500지수는 평균 15.1% 상승했다”고 말했다.
또 1946년 이후 17번의 중간선거가 치러졌으며, 선거가 실시된 해의 11월부터 1년간 S&P500지수는 평균 17.5% 올랐다고 스토발은 덧붙였다.
앞서 투자전문매체 마켓워치는 1950년부터 중간선거 이후 6개월간 S&P500지수가 16% 올랐다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중간선거 이후 2년 뒤 실시되는 차기 대선을 앞두고 현직 대통령이 경기부양에 주력한다는 사실도, 증시 전망을 밝게 하는 재료라는 평가다.
업종별로는 공화당이 미국과 캐나다를 연결하는 키스톤 XL 파이프라인을 확장하면서 발레로에너지 등 에너지주가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바클레이스는 공화당이 미국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에 대한 규제도 풀 것으로 예상했다.
의료 관련 정책에도 변화가 생기면서 메드트로닉과 존슨앤드존슨(J&J) 등 의료장비업종에도 매수세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 소속 의원이 상원 은행위원회를 이끌면서, 국책모기지업체인 페니메이와 프레디맥에 대한 지원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곧 부동산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마켓워치는 설명했다.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랠리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크리스 뷰챔프 IG 애널리스트는 “공화당은 연준의 통화정책에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며 디플레이션 우려 역시 금에는 악재로 작용해 상대적으로 달러의 강세를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오전 11시 현재 1.03% 오른 114.63엔을 기록하며, 7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인덱스는 0.5% 이상 오르면서 87을 넘었다.
금값은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뉴욕상업거래소 코맥스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은 장 중 2.4% 하락하며 온스당 1140달러에 거래됐다.
은 선물은 4.5% 급락했다. 코메르츠방크에 따르면 금과 은값은 모두 지난 2010년 이후 최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