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20년 만에 대졸 신입사원 채용방식을 전면 개편한 것에 대해 취업 전문가들의 생각은 어떨까.
5일 발표된 삼성의 3급 신입사원 채용제도 개편은 직무적합성평가, 소프트웨어 역량테스트, 창의성 면접을 도입해 전공능력과 직무적성을 위주로 지원자를 평가하겠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취업 전문가들은 새 채용제도가 기업과 취업준비생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직무분석에 근거한 채용으로 수험생은 스펙쌓기에 열중하는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고, 기업은 기본역량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는 인재를 선발할 수 있다는 것.
잡코리아 안현희 이사는 새 채용제도를 두고 ‘삼성다운 행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지금의 제도로 응시생을 변별하기 어렵고, 지식 없이 취업준비생이 입사하면 본인도 힘들고 조직도 힘들어진다는 것이 현장 이야기”라며 “기업이나 국가 전체에서 보면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재능있는 비명문대생들의 기회 확대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안 이사는 “지금까지 이른바 ‘스카이’라 불리는 명문대에 밀려 입사지원을 포기했던 전공자들이 용기를 가지고 도전할 기회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사람인 임민욱 팀장은 “삼성의 채용제도 개편은 응시자가 자리에 적합한 인재인지를 우선적으로 보겠다는 의도”라며 “제대로 자리만 잘 잡는다면 굉장히 좋은 제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과제도 남아있다. 학교별로 평가가 다른 학점과 전공과목 난이도, 직무 에세이를 어떤 객관적인 기준으로 평가할 것인지에 대한 부분이다.
임 팀장은 “학점 인플레이션의 문제가 있고 학교별로 학점이 상대평가 혹은 절대평가로 서로 달라서 출신 학교에 따라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을 요소가 충분하다”며 “이를 얼마나 객관적으로 평가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의 채용방식 변화는 다른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1995년 서류전형을 폐지하는 ‘열린채용’을 시작한 것은 다른 대기업들에게 획일적인 채용제도를 버린 단초로 작용했다. 인크루트 서미영 상무는 “다른 기업들도 따라가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이와 같은 역량 중심의 채용은 더욱 강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