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 상무부는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가 연율 3.5%를 기록했다고 3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월가 전망치 3.0%를 웃도는 것이다. 미국 경제는 전분기에는 4.6% 성장했다.
정부 지출이 늘고, 무역적자가 감소한 것이 GDP 성장에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내 원유생산이 증가한 것도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됐다.
지난 분기에 수출은 7.8% 늘었고, 수입은 1.7% 감소하면서 3분기 GDP 성장률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상무부는 설명했다.
정부 지출은 4.6% 급증했다. 이는 지난 2009년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지출은 1.8% 증가했다. 이는 전분기의 2.5% 증가는 물론 월가 전망치 1.9%를 밑도는 것이다. 소비는 GDP성장률이 1.2%포인트 상승하는데 기여했다.
기업의 장비투자는 7.2% 늘었지만, 이 역시 전분기에는 미치지 못했다. 재고는 전분기의 848억 달러에서 628억 달러로 감소했다.
물가를 반영하는 개인소비지출(PCE)지수는 에너지 가격의 하락 영향으로 연율 1.2% 상승하는데 그쳤다. 전분기에는 2.3% 올랐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PCE지수는 1.4%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GDP 성장률 발표 이후, 유럽의 경기침체와 아시아의 저성장 우려가 미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또 최근 소비심리를 반영하는 지표가 좋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강한 소비가 미국 경제를 이끌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러셀 프라이스 아메리프라이즈파이낸셜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소비시장의 펀더멘털은 고용 성장과 함께 호전되고 있다”며 “이는 경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가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민간경제연구기관 콘퍼런스보드에 따르면 10월 소비자신뢰지수는 94.5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의 89는 물론 월가 전망치 87.3을 웃돈 것으로 2007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고용지표도 전반적으로 양호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전주에 비해 3000건 증가한 28만7000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망치 28만1000건을 웃도는 것이지만, 7주 연속 고용시장의 활황과 위축을 가늠할 수 있는 30만건을 밑돌았다는 것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실업수당 신청이 7주 연속 30만건을 밑돈 것은 최근 경기침체 이후 처음이다.
미국 경제가 견고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연준의 긴축 행보도 빨라질 전망이다. 패트릭 스펜서 로버트W.베어드앤드컴퍼니 미국 주식 세일즈 담당 헤드는 “연준이 지표 호전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첫 금리인상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으며, 이는 투자자들의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연준은 전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150억 달러 남은 3차 양적완화(QE)를 이달 종료하고, 초저금리 정책을 ‘상당 기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월가는 현재 연준이 내년 중순 금리를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