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CT 대표기업 명암...나델라 웃고, 베조스 울고

입력 2014-10-24 07:44수정 2014-10-24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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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어닝서프라이즈’...아마존, 분기 적자 10배 확대

미국 정보통신기술(ICT)업계를 대표하는 두 기업의 명암이 엇갈렸다.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연출하면서 낙관적인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 반면, 거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닷컴은 분기 적자가 10배나 증가하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MS는 지난 9월 마감한 회계 1분기에 45억4000만 달러, 주당 54센트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사상 최대 규모의 감원에 따른 비용 등 특별항목을 제외한 주당순익은 65센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32억 달러로 전년 대비 25% 늘었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주당순익 55센트와 매출 220억 달러를 모두 웃도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핵심사업을 기존 소프트웨어에서 서비스와 모바일로 바꾸려는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의 전략이 먹히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다니엘 아이브스 FBR캐피털마켓 애널리스트는 “클라우드가 MS의 성장 엔진이 되고 있다”면서 “나델라는 MS를 차기 성장 챕터로 이동시키고 있다”라고 말했다.

MS는 그동안 모바일 시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나델라 CEO가 지난 2월 취임한 뒤 변화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지난 분기 인터넷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와 오피스365 매출은 50% 급증한 24억1000만 달러를 기록해 월가 전망치인 23억 달러를 웃돌았다.

마크 모들러 샌포드C.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MS의 클라우드 사업 성장률이 150%에 육박한다면서 “MS와 같은 크기로 이같은 성장률을 나타내는 벤더는 거의 없다”라고 평가했다.

나델라는 수익성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도 적극 진행하고 있다. MS는 노키아의 휴대전화사업 인수에 따라 비대해진 몸집을 줄이기 위해 지난 7월에 1만3000명에 대한 감원을 실시했으며, 9월에도 2100명의 직원을 내보냈다.

아마존은 적자가 대폭 확대하면서 제프 베조스 CEO의 리더십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 분기에 4억3700만 달러, 주당 95센트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10배 이상 손실이 늘어난 것이다. 월가는 3억3140만 달러의 손실을 예상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06억 달러로 20% 늘었지만, 역시 예상치인 209억 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전망도 불안하다. 아마존은 현 분기 매출이 273억~303억 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특별항목을 제외하면 5억7000만 달러의 손실 또는 4억3000만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아마존은 덧붙였다.

애널리스트들은 아마존이 현 분기에 309억 달러의 매출과, 4억6050만 달러의 순익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아마존의 실적 결과에 대해 일제히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마존이 수익성 개선은커녕, 매출 성장률마저 둔화하는 총체적 난국에 빠질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루 바세네스 디스럽티브테크리서치 창업자는 경제전문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아마존의 적자는 받아들이기 힘든 수준”이라면서 “이같은 적자는 앞으로 아마존에 투자하는 정당성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베조스가 킨들 파이어와 같은 태블릿과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드론 사업을 벌이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고 지적했다. 또 투자자들은 지출 확대와 매출 증가가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우려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아마존은 지난 8월 비디오게임서비스업체 트위치인터랙티브를 9억7000만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아마존의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인수·합병(M&A)이다.

최근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에 성공하면서 시가총액 기준 세계 1위 전자상거래업체로 도약한 중국 알리바바그룹홀딩과의 경쟁에서 아마존이 밀릴 것이라는 불안도 커지고 있다.

두 기업의 실적과 CEO에 대한 엇갈린 평가는 주가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MS의 주가는 지난 1년간 40% 가까이 상승한 반면 아마존은 4.15% 하락했다.

이날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도 MS의 주가는 3.3% 올랐지만, 아마존은 10% 넘게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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