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금리인하 압박하던 새누리당 경제통 이한구, 이유 있는 ‘변심’

입력 2014-10-20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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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의 손꼽히는 경제통이자 한때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교사’로 불렸던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이 사상 최저치로 인하된 기준금리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상당수 새누리당 의원들이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같이 올해 두 차례 이뤄진 금리인하에 긍정적인 평가를 한 것과는 달리 소신 행보를 보인 것이다. 특히 그는 지난해 5월에는 기준금리를 내리도록 앞장선 적도 있다. 그런 그가 이번에 ‘변심’을 하자 그 이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19일 이투데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연 2.0%로 역대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렸다.

이 의원은 “한은이나 정부나 올해 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이라고 예상했는데 금리를 인하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우리 경제가 사상 최악이 아닌데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짐에 따라 진짜로 우리 경제가 어려워 내려야 할 때는 못 내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전 세계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만 금리를 내려 ‘거꾸로 금리정책’을 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이달 테이퍼링을 종료하고 내년 상반기든 하반기든 늦어도 1년 후쯤이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임에 따라 국제적으로 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인데 우리는 거꾸로 내렸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작년 5월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던 상황과 지금은 국내외 여건이 많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지난해 5월 금통위 본회의 전날까지 금리인하를 요구한 바 있다. 이 의원은 “작년에는 여러 국가가 금리인하를 검토하는 시기였고, 전임 정부가 경제가 좋아진 것처럼 보이게 여러 가지 지표에 장난을 쳐놓은 등 지금과는 상황이 다르다”며 “이미 상당한 저금리 기조하에서 올해 0.5%포인트나 내린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금리인하로 인한 다양한 부작용을 언급했다. 그는 우선 “금리를 내리면 빚을 더 내게 되는데 더군다나 최근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 등과 맞물려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며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에 따라 우리도 몇 달 뒤 금리를 올려야 할 텐데 정부만 믿고 부동산 대출 등을 받은 사람들은 어쩌란 말인가. 금융기관 부실만 가져올 것이다”고 우려했다.

이 의원은 이어 “이론적으로 기준금리를 내리면 부동산 가격이 상승해 ‘부의 효과’(wealth effect)로 소비·투자가 촉진되지만 우리나라는 부동산 가격이 더 오르기 어렵다는 인식이 높아 금리를 내리더라도 부동산 가격은 더 상승하기 어렵다”며 “오히려 예금금리 하락으로 집주인들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해 전세금만 오르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최 부총리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답습할 우려가 있다’는 명분으로 추진하고 있는 경기부양책이 도리어 ‘한국의 잃어버린 20년’을 가져올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최 부총리가 하는 자산 띄워서 소비·투자 늘리는 정책은 일본이 시행했으나 결국은 가계, 기업, 정부까지 다 망가진 실패한 정책”이라며 “최 부총리가 일본의 실패한 재정·금융정책을 따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새누리당에서 경제를 좀 안다는 상당수 의원은 이번 금리인하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안 써도 될 방법 쓰면 경제혁신 동력만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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