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제작발표회, 어제와 오늘

참가 매체와 기자 수, 장소, 그리고 출연 연기자와 제작진의 기자와의 관계가 급변했다. 1990년대 드라마 제작발표회는 주로 방송사 회의실에서 주연 연기자와 중견 연기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드라마 초반 하이라이트 부분을 본 뒤 제작진의 드라마 기획 의도와 연출자와 작가의 변을 들은 다음 연기자들에게 기자들이 질문을 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드라마 발표회 참석 기자는 드라마의 규모와 성격, 출연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10~30명 정도였다. 그래서 가족 같은 분위기 속에서 다양하고 심도 있는 질문을 할 수 있었다. 또한 발표회가 끝나면 기자와 제작진, 연기자들이 방송사 인근 식당이나 술집으로 자리를 옮겨 발표회장에서 못다한 드라마 관련 이야기를 장시간 나눌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드라마 제작발표회는 규모부터 다르다. 요즘 드라마 제작발표회는 주로 호텔, 극장 등 방송사 밖에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한류 스타가 주연으로 출연하는 경우엔 롯데호텔이나 신라호텔 등 대형 호텔에서 드라마 제작발표회를 개최한다. 호텔 외에 극장 등에서 진행되는 드라마 제작발표회도 있다.
발표회에 참석하는 기자 수 역시 100~400명 정도로 엄청나게 증가했다. 또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는 일본, 중국, 홍콩, 대만 등 외국 기자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연예기획사 관계자, 홍보담당자 등이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것도 1990년대 발표회장에선 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1990년대와 2000년대의 드라마 제작발표회장의 변화 중 안타까운 것 하나가 바로 중견과 원로 연기자들의 제작발표회장의 배제다. 1990년대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선 중견 및 원로 연기자들이 참석해 연기관이나 연기 철학, 드라마사에 얽힌 소중한 이야기 등을 기자들에게 들려줬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이런 모습을 보기 어려워졌다. 대신 젊은 주연 스타들만 참가해 기자들의 질문 몇 개를 받고 답변한 뒤 끝내는 것이 고작이다. 물론 식당이나 주점으로 자리를 옮겨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1990년대 풍경도 사라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