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여부 초미의 관심…사전교감 확인시 삼성-CJ간 갈등 최고조 이를 듯
CJ그룹이 이맹희씨 상속재산 청구소송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사실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CJ가 이씨의 청구소송에 어떤 형식으로든 관계가 됐다면 최근 삼성의 이재현 회장 ‘미행·감시’에 따른 그룹간 갈등이 최악으로 치닫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26일 재계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부친인 이맹희씨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7100억원대의 상속재산 청구소송을 제기하기 하루 전 이씨의 법정대리인인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가 CJ측 법무담당 직원과 함께 지난 11일 아시아나항공 비행기에 함께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후 12일 함께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법인 화우는 지난 12일 소장을 법원에 제출했다.
이맹희씨가 거주하는 곳이 베이징인 것을 감안하면 CJ그룹 직원의 동행은 그동안 “그룹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주장했던 CJ그룹의 공식 입장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아진다.
게다가 이씨는 22억여원에 달하는 소송 인지대를 모두 납부했고, 이 돈의 출처에 대해서도 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이건희 회장을 제외한 형제들의 도움이나 이재현 회장의 도움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일각에서는 CJ측 법무담당 직원이 이맹희씨의 소송 대리인과 베이징을 함께 방문했다면 결국 소장을 최종적으로 확인하기 위한 절차이며, 이재현 회장도 이러한 내용을 사전에 알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결국 CJ그룹이 그동안 “이맹희씨 관련 소송은 개인적 차원의 민사소송이고, 이에 따라 그룹은 이씨를 설득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삼성 달래기’에 나섰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간다.
게다가 삼성 계열사 직원이 이재현 회장 미행 건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취했던 CJ의 삼성에 대한 공격이 치밀한 계획하에 진행된 사안으로 비춰질 수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미행건은 우발적일 수 있지만 소송과 관련돼 CJ가 직간접적으로 개입했다면 범삼성가의 갈등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며 “아마도 장손 이재현 회장이 삼성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는 세간의 우려(?)가 진짜 시나리오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CJ그룹은 이번 건과 관련해 공식적인 동행은 없었다고 밝혔다.
26일 오후 그룹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법무담당 직원에게 확인한 결과 최근 중국을 방문한 적이 없었다”고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한편 CJ그룹 회장 미행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26일 CJ그룹 측 변호인과 직원들을 불러 고소인 조사를 벌였다. 중부 경찰서는 고소인 조사를 토대로 CJ가 제기한 업무방해혐의 등이 확인되면 삼성 측 관계자를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